일론 머스크가 2013년 공개한 하이퍼루프 구상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을 주축으로 국내 연구기관이 개발하는 하이퍼튜브(HTX)는 기술 측면에서 많은 차이점을 보인다.
위로 띄운 운송체로 공기가 없는 튜브 안을 달리게 해 마찰과 공기저항을 극복한다는 개념은 같지만 세부 기술에서 차이가 있다.
부상 방식의 경우 하이퍼루프는 공기를 운송체 하부에서 내뿜어 부상하는 방식을 적극 활용한다. 반면에 HTX는 초전도 자석을 쓰는 초전도 반발식 자기부상 방식이다. 공기부상 방식을 썼을 때 동체 일부가 내려앉는 '처짐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HTX는 운송체를 선로로부터 10㎝ 이상 띄우는 것을 자기부상 목표로 두고 있다.
추진 방식도 다르다. 일론 머스크는 당시 하이퍼루프를 구상하며 '선형유도전동기' 추진 방식을 주창했고 HTX는 '선형동기전동기' 방식을 쓴다. 각 방식은 모두 선로에 설치한 '고정자(코일부)'와 차량 '이동자' 사이에 발생하는 자기장 상대 극성을 이용해 추진한다. 자석 N극과 S극은 서로 당기고 N극과 N극, S극과 S극은 서로 밀어내는 원리를 활용한다. 운송체 앞 선로가 당기고, 뒤쪽 선로는 밀어내는 식이다.
튜브 선로에 고정자를 설치하는 것은 같은데, 하이퍼루프 선형유도전동기는 이동자로 알루미늄 일반 도체를 쓰고 HTX 선형동기전동기는 초전도 자석을 쓴다. 알루미늄 도체를 쓰면 코일과 이동자 간 자기장 크기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 높은 추력을 내기가 어렵다. 반면에 초전도 자석을 쓰는 선형동기전동기는 상대적으로 큰 자기장을 이용할 수 있어 추력 확보가 쉽다.
물론 이런 차이로 국내 연구기관 기술력이 훨씬 우수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하이퍼루프는 당초 아이디어 차원에서 내놓은 구상이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보링컴퍼니도 현재 하이퍼루프 기술을 준비 중으로, 향후 이전 구상보다 발전한 성과를 내놓을 전망이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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