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은행권 첫 차세대시스템 리눅스 채택

국내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메인프레임 To 리눅스'(M2L) 사례가 탄생한다. 한국씨티은행이 올해부터 2022년까지 주전산기를 메인프레임에서 리눅스로 전환하는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다.

씨티은행은 2022년 차세대시스템 가동을 목표로 올해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약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 주전산기를 IBM 메인프레임에서 리눅스 기반으로 다운사이징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21일 “씨티그룹 플랫폼 전략으로 리눅스 기반 구축을 결정했다”면서 “내년 하반기 프로젝트 착수 후 본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 청담센터에서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오른쪽)이 NEW 시티모바일을 시연하고 있다. 전자신문사진DB
한국씨티은행 청담센터에서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오른쪽)이 NEW 시티모바일을 시연하고 있다. 전자신문사진DB

씨티은행 차세대 리눅스 전환은 은행권 첫 M2L 사례로 평가된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인가 이후 바로 리눅스 기반 시스템을 구축, M2L 사례는 아니다. 한국거래소, 삼성증권, KB국민카드 등 다른 금융권과 달리 은행권은 리눅스 채택을 주저했다. 다른 금융권 대비 은행권 전산시스템 규모가 큰 데다 국내 리눅스 전문가가 부족해 시스템 가동, 유지보수 관련 신뢰 부족 등이 주된 이유였다.

씨티은행은 시스템 혁신과 비용 절감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M2L로 방향을 잡았다. 리눅스는 x86 계열 서버 사용이 용이하고, 유닉스 대비 유지보수 비용이 적게 든다. 오픈뱅킹·클라우드 환경에 적합하며, 오픈소스 기반 소프트웨어(SW) 활용이 가능하다.

씨티은행은 2년에 걸쳐 일괄 구축하는 빅뱅이 아닌 단계적 방식으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다. 단계적 방식은 전체 업무를 정의한 뒤 시스템을 장기간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차세대 프로젝트 시행에 따른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4년에 걸쳐 총 2단계 작업으로 분리했다.

차세대시스템 도입에 대비해 상품·서비스 최적화를 먼저 실시하고, 코어뱅킹시스템에 의존도가 높은 개인·기업 코어뱅킹은 분리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올해부터 2021년까지 기업·커머셜 서비스를 1단계 분리하고 글로벌 재무보고시스템을 도입한다. 리스크 시스템 업그레이드와 데이터분석 플랫폼을 구축한다. 내년부터 2022년까지 차세대 코어뱅킹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업과 커머셜서비스 2단계 분리를 실시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보다 앞서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의 리눅스 전환이 점쳐졌지만 유닉스 전환과 메인프레임 유지를 결정하는 등 시스템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은행권에서도 리눅스 채택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