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자리 전기 자극이 고혈압 환자 혈압을 낮춘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은 류연희 임상의학부 박사팀과 김희영 대구한의대 교수팀이 특정 혈자리에 전기 자극을 가할 때 혈압이 내려간다는 것을 입증·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약물치료 경험이 없는 1단계 고혈압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심장질환·혈압강하에 효과가 있는 '내관혈' 주변 정중신경에 약한 전기자극을 줬다.
이 결과 왼팔에 전극 간 거리 4㎝, 전극 신호 10헤르츠(㎐) 전기 자극을 줄 때 혈압이 평균 14%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를 주 1회 지속해 받은 환자는 4주차 때 수축기 혈압이 평균 155수은주밀리미터(㎜Hg)에서 140㎜Hg로 떨어졌고, 효과가 14주까지 유지됐다.
연구팀은 전기 자극이 'C섬유'를 활성화 시켜 혈압 강하를 유발한다는 작용기전을 밝혀냈다. C섬유는 감각신경 중 하나로 온도자극이나 통증에 반응하는 신경 섬유다.
이번 연구는 한의학 주요 치료방법인 경혈 침 치료가 가진 고혈압 치료 효과를 과학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를 토대로 관련 치료 기능을 갖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할 방침이다.
김종열 원장은 “경혈경락체계는 수천 년 간 한의학 근간을 이룬 중심 이론”이라며 “경혈경락체계가 과학적 근거 구축을 통해 세계 속에서 생체조절 시스템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