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유럽 이어 베트남·미국 시장 공략…'글로벌 플랫폼' 구축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응우옌 티 탄 투이 빈커머스 부대표가 21일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수출·입을 포함한 유통 전반에 대한 전략 제휴 협약(MOU)을 체결하고 협약서를 들어보이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응우옌 티 탄 투이 빈커머스 부대표가 21일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수출·입을 포함한 유통 전반에 대한 전략 제휴 협약(MOU)을 체결하고 협약서를 들어보이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홈플러스가 2019년을 '월드클래스 홈플러스' 원년으로 삼기 위해 글로벌 사업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 글로벌 소싱으로 경쟁력있는 상품을 국내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제공하고 국내 우수 제품의 해외 수출 발판도 마련하겠다는 접근이다.

홈플러스는 1월 유럽 최대 유통연합 EMD 회원사로 가입하며 유럽과 오세아니아에 상품 수출·입의 길을 연 데 이어 미국과 베트남 업체와도 상품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단순히 상품만 수출·입하는 것에서 벗어나 각 대륙간 상품 소싱 거점이 되는 '플랫폼 컴퍼니'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과거 해외진출은 막대한 돈을 들여 현지에 대형마트 점포를 짓는 등 '하드웨어'에 집중하는 '고위험 저수익'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현지 대형 유통체인에 상품을 수출하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한다. '저위험 고수익' 전략을 취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홈플러스 강서점 견학하는 빈커머스 임직원들
홈플러스 강서점 견학하는 빈커머스 임직원들

빈그룹은 50여개 자회사를 보유한 베트남 제1위 민간 기업그룹으로 소매유통을 비롯해 부동산, 교육, 건강, 레저, 스마트폰, 자동차까지 베트남 산업 전반을 이끌며 일상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제품을 생산·유통하고 있다. 상품 공급 협약을 맺은 빈커머스는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의 유통 자회사로 베트남 전역에 대형마트 108개 매장과 슈퍼마켓·편의점 체인 17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7년 연 매출액은 5억7430만달러에 달하며 지난해 상반기에만 3억5880만달러 매출을 올렸다.

홈플러스는 이번 협약에 따라 홈플러스 점포에서 판매하던 국내 상품을 빈커머스의 총 1800여개 매장에서 선보이게 된다. 홈플러스가 중소기업을 비롯한 국내 제조사들의 베트남 수출 다리역할을 하는 '플랫폼 컴퍼니'가 되는 셈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협약을 통해 양 사가 상호간 공동구매(Cooperative Buying)를 진행, 국내 중소협력사 제조상품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빈그룹이 판매하는 상품을 국내 점포에 들여와 판매할 수도 있다. 열대과일 등 신선식품을 비롯해 가성비 높은 베트남 상품을 국내 홈플러스 점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홈플러스는 미국 'H마트'와도 상품 공급 협약을 맺고 PB 스낵 수출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H마트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뉴욕, 버지니아, 뉴저지, 텍사스 등 미국 12개주에서 7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미국 대형마트 체인이다.

홈플러스는 H마트 측이 수입을 원하는 PB 스낵을 현지 점포에 공급하는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수출 품목을 지속 확대해 미국 전역에 국내 제조 상품 공급을 키워갈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1월 유럽과 오세아니아에 회원사를 보유한 유통연합 'EMD'에 가입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만 미국과 베트남 유통업체들과 상품 공급 협약을 맺었다.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세계 모든 대륙과의 거래 물꼬를 트게 됐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아시아에서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EMD 가입을 시작으로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 글로벌 구매 채널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