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동결하고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자산긴축을 중단하기로 했다.
시장 예상보다 빠른 완화 조치로 한국과 미국의 정책 금리차 부담도 한결 덜어지게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일(현지시간) 현행 2.25~2.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올해 금리 인상 전망 횟수를 기존 2회에서 0회로 줄였고, 달러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 긴축(QT)'정책도 9월 말 종료하기로 했다.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은 2.3%에서 2.1%로 0.2%포인트, 내년은 2.0%에서 1.9%로 0.1%포인트 낮춰잡았다.
이번 결정은 미국 경기둔화 조짐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을 두루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FOMC 위원들은 기준금리가 올해와 내년 현 2.5%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시장의 기대보다 완화된 모습을 보였다. 1~2차례 인상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이보다 한 걸음 더 나간 조치로 풀이된다.
자산긴축 중단도 5월에 시작해 9월 말에 종료한다. 연말 종료를 기대했던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앞당겨졌다.
한국은행은 한미금리 차 부담을 줄이면서 통화정책에 운신의 폭을 넓히게 됐다.
이주열 한은총재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선호했다”며 미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줄었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금리동결과 예상보다 이른 자산긴축 중단이 당분간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자 긴축정책을 멈추고 경기부양으로 방향을 돌리는 신호가 나온다는 진단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하강을 두려워하는 징후가 뚜렷하기 때문에 향후 연준의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은 미국이 경기 둔화를 인정하고 길게 보면 2020년부터 글로벌 완화정책 시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경기를 부진하게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대외 경기 둔화가 미국 성장을 저해하고 경제에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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