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이런 역할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문화콘텐츠 투자나 스타트업 대출과 관련된 은행 담당자들을 만나 “금융이 혁신성장을 이끄는 시대가 앞당겨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1일 서울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 참석에 앞서 이 은행의 기업대출 담당 직원을 격려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한 직원이 “기업은행은 창업자에 공간을 비롯해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정부, 지자체 등과 협력하면 스타트업의 가치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문 대통령은 “은행이 이런 역할까지 할 줄 몰랐다”면서 “금감원장은 이런 일에 대해서는 평가 때 가점을…”이라고 말해 장내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점을 주시죠”라고 제안하자 윤석헌 금감원장은 “드리겠습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누적 관객 1600만명을 돌파한 영화 '극한직업'에 기업은행이 투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 차원에서 은행의 역할에 “고마운 일”이라고 표현했다. 동산 담보를 취급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담당자 입장에서는 아주 큰 부담이겠다”라고 공감하고 “담보가 아니라 기술력, 미래성장 가능성을 보고 대출할 수도 있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 그래야 금융이 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독려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도 금융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투자를 유치하려고 할 때 '누가 온라인에서 계란을 사냐'고 하는 투자사도 있었다”면서 “금융이 신산업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혁신기업이 많이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가 원활해지도록 노력했지만 아직도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며 “자본시장을 통한 투자 중재가 늘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금융회사가 반성할 부분이 많다”면서 “기업들과 더불어 금융산업 경쟁력은 물론이고 국가산업 경쟁력 강화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