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코믹스의 새로운 히어로 영화 ‘샤잠!’이 4월 3일 국내 개봉한다. 코믹북 원작으로 모든 히어로의 능력을 골고루 갖춘 히어로라는 점에서 ‘샤잠!’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더구나 주인공 샤잠은 능력치 면에서는 완벽해보이지만, 정신적으로는 미성숙하다. 그 차이에서 오는 에피소드가 이 영화의 스토리와 유머를 구성해간다.
DC코믹스의 새로운 히어로 영화 ‘샤잠!’이 과연 통할까? DC를 살린 ‘아쿠아맨’의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이전 히어로들과 어떤 점이 다른가? 샤잠은 구체적으로 어떤 능력들을 가지고 있는가? ‘샤잠!’의 주인공이 샤잠으로 싱크로율이 완벽한가? 등등이 영화 팬들의 초미의 관심사일 것이다. 영화 ‘샤잠!’을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아주 얕은 ‘샤잠! 상식’을 10개 정도로 정리해 봤다.
◇ ‘샤잠!’의 뜻
‘샤잠!’은 이 영화의 제목이자 슈퍼히어로의 이름, 또 변신할 때의 주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중요한 ‘샤잠(SHAZAM)’이란 단어는 신들의 이니셜 첫 글자를 조합해서 만들어졌다. 솔로몬(Solomon)의 S, 헤라클레스의 H(Hercules), 아틀라스의 A(Atlas), 제우스의 Z(Zeus), 아킬레스의 A(Achilles), 머큐리의 M(Mercury) 로 샤잠이 가지게 된 능력의 신들이 모두 합쳐진 이름인 것이다.
이는 샤잠이 그냥 히어로가 아닌, 여러 신들의 강점을 지니고, 신들의 비호를 받는, 강력한 슈퍼히어로임을 암시한다. 영화에서 샤잠은 자신의 능력을 하나씩 깨우쳐갈 때마다 스스로 놀라면서 즐거워한다.
◇ ‘샤잠!’의 능력치
영화 ‘샤잠!’은 고대 마법사로부터 선택받은 15세 소년이 ‘샤잠!’이란 주문을 외치자, 솔로몬의 지혜, 헤라클레스의 힘, 아틀라스의 체력, 제우스의 권능, 아킬레스의 용기, 머큐리의 스피드를 갖춘 슈퍼히어로로 거듭나게 되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우연히 슈퍼 파워를 얻게 된 소년에게는 과분하다싶을 정도로 많은 능력이 부여된다.
갑자기 주어진 슈퍼히어로서의 능력을 알기 위해 친구 프레디와 다양한 실험을 하고, 이를 유튜브에 올려 구독자수를 늘리는 소년다운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이런 여러 실험 끝에 알아낸 샤잠의 능력은 슈퍼맨과 대결해도 지지 않을 내구력, 초고속 스피드, 번개를 다루는 전기 발사력, 고도의 비행 등이다.
◇ ‘샤잠!'의 원작
독특한 액션과 명랑함으로 가득 찬 이 영화는 DC코믹스 작품인 제프 존스의 ‘뉴 52’와 제리 오드웨이의 ‘샤잠의 힘(Power of Shazam!)’을 바탕으로, 시대 흐름에 맞는 새로운 이야기를 덧입혀 탄생했다.
미성숙한 소년이 갑자기 슈퍼히어로가 된 상태라 다른 히어로들의 고민인 ‘세상을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오로지 ‘이 능력으로 어떻게 신나게 놀 수 있을까?’만을 생각한다. 그러다 자신의 과시적인 행동이 위협요소가 되고, 강력한 슈퍼 악당도 등장하자, 차차 슈퍼히어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깨달아가게 된다.
◇ ‘샤잠!’의 독특한 차별화 전략
이 영화를 연출한 샌드버그 감독은 지난 19일 라이브 컨퍼런스에서 ‘샤잠!’의 특별한 점으로 ‘청소년 관점’을 꼽았다. “많은 아이들이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어 하는데, 간접으로나마 소원 성취를 이뤄준다”면서, “휴먼 드라마와 신나는 코믹과 공포 요소가 모두 들어가 있다”고 매력 포인트를 설명했다.
감독의 말처럼 ‘샤잠!’은 소년이 갑자기 어른 슈퍼히어로로 변한다는 점에서 청소년 상태로 히어로인 ‘스파이더맨’과 차별성을 갖는다. 이는 톰 행크스가 출연한 영화 ‘빅’과 오히려 닮았다. 하지만 ‘빅’은 히어로물은 아니기에 비교 대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샤잠!’은 히어로물이지만, 동시에 성장영화다. 주인공 샤잠은 위탁 가정을 전전하는 소년 ‘빌리 뱃슨’으로서도, 강력한 히어로인 ‘샤잠’으로서도 성장해야한다. 이것이 완벽한 능력을 가졌지만, 결핍 요소를 지닌 히어로로, 인간미를 느끼게 하는 매력 요소일 것이다.
◇ ‘샤잠!’의 감독, 데이비드 F. 샌드버그
영화 ‘샤잠!’으로 DC유니버스에 입성한 샌드버그 감독은 원래 ‘라이트 아웃’과 ‘애나벨: 인형의 주인’을 만든 공포 전문 감독이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코미디와 히어로물에서도 재능을 발휘했다. 그는 모든 슈퍼 히어로 영화의 팬으로서, 마블과 DC는 다 같이 응원 받아야 하며, 경쟁 관계로 대립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한다. 코믹북 원작 영화들이 더 잘 되고, 슈퍼 히어로 영화가 더 많이 나오면 좋겠다는 소망도 함께 피력했다.
그는 ‘샤잠!’ 촬영이 한창 진행되는 중, 자신의 SNS에 마블의 ‘캡틴 마블’의 응원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원래 ‘샤잠’에 ‘캡틴 마블’이라 명명하려 했지만, 저작권 논쟁으로 마블에서 먼저 동명의 다른 슈퍼 히어로에 캡틴 마블 이름을 붙여버렸다. 그래서 이후에 DC가 ‘샤잠’으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논쟁 가운데에서도 마블의 ‘캡틴 마블’을 응원한 것은 샌드버그 감독의 슈퍼 히어로 영화라면 편을 가르지 않는 무한 애정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 ‘샤잠!’ 주인공, 제커리 리바이
제커리 리바이는 마블과 DC를 오가는 몇 안 되는 배우 중에 한명이다. 그는 마블의 ‘토르: 다크 월드’의 ‘팬드럴’ 역으로 분해 희생당했다. 그렇지만 디씨에서는 신스틸러에서 아예 주인공으로 부활해 스스로가 운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을 ‘애어른’이라 칭하며, 이 역에 꼭 걸맞고 연기를 수월히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샌드버그 감독도 그의 유쾌하고 어린이다운 모습과 열정에 반해 캐스팅했고, 미국 영화 정보 사이트 시네마 블렌드(cinema blend)에서도 “제커리 리바이는 이 역을 위해 태어난 것 같다”라고 평한 바 있다.
제커리 리바이는 영화 ‘토르: 다크월드’ 외에 ‘앨빈과 슈퍼밴드2’, ‘라푼젤’ 등에 출연했고, 맨디 무어와 함께 부른 라푼젤 삽입곡 ‘I See the Light'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작곡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뮤지컬 'She Loves Me'로 토니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배우뿐 아니라 가수, 무용수로도 성공한 다재다능한 인재이기도 하다.
제커리 리바이는 지난 라이브 컨퍼런스에서 샤잠이 가지고 있는 슈퍼파워 중 실제 가장 갖고 싶은 능력으로 ‘순간이동능력’을 꼽았다. “어렸을 때부터 슈퍼히어로들의 카드를 모았는데, 순간이동이 가장 절대적인 힘이라고 생각했다”며 특히 “동행과 이동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밝혔다.
◇ ‘샤잠!’의 수트
‘샤잠!’에서 수트는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번개 상징이 새겨진 수트는 샤잠에겐 없어서는 안 될 슈퍼 히어로 복장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촬영지에서 수트는 매우 타이트하고 따뜻하지 않은 의상이었다. 영화의 배경은 주로 펜실베니아 주 필라델피아지만, 실제 촬영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진행됐다.
가족 드라마적인 요소가 가미된 히어로물이기에, 크리스마스를 빼놓을 수 없다. 캐나다의 겨울은 매우 추워서 스태프들이 온열기를 들고 수트만 입고 촬영해야 했던 제커리 리바이를 내내 따라다녔다. 제커리 리바이는 “촬영은 잘 끝났지만, 어떤 특정 신에서는 혀가 마비될 정도였다”라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수트를 입고 화장실을 잘 갈 수 있었냐는 질문에는 “수트에 지퍼가 많고, 어느 지퍼를 열면 되는지 의상감독님께 훈련받았다”며 재치 있게 받아넘겼다.
제커리 리바이는 슈퍼 히어로로서 이 수트에 걸맞는 몸을 만들기 위해 9kg가 넘는 근육을 키웠다. 엄격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다져진 몸은 제커리 리바이가 아니면 이 수트를 소화하기 어려울 듯하다.
◇ ‘샤잠!’의 단짝친구, 프레디
프레디는 샤잠의 단짝 친구로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낙천적인 성격으로 주변을 환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프레디는 여러 실험을 통해 샤잠의 슈퍼 파워를 알아내고, 그 과정을 유튜브에 올리고, 술을 사는 등의 일탈행동을 도모한다.
프레디는 영화 속에서는 샤잠의 안내서 역할이면서, 관객으로서는 슈퍼 히어로 팬들을 위한 대리인이자, 여전히 아이인 히어로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납득시키는 동시에 우리 모두가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영화적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 ‘샤잠!’의 슈퍼악당, 사바나 박사
슈퍼 악당 사바나 박사는 8세 때, 마법사를 만나지만 적임자가 아니라고 거절당한다. 슈퍼 히어로가 될 수 있었던 기회를 상실했기에 그의 사악함에 공감을 더할 수 있다. 사바나 박사의 부적은 마법의 8볼로 그가 갈망하는 마법을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슈퍼 히어로가 되지 못한 이유를 자신의 단점이 아니라 타인에게서 찾으며 수십 년을 원망 속에서 지낸 악당이기에, 다짜고짜 샤잠을 공격하며 능력을 빼앗으려고 한다. 그의 입장에서는 큰 노력 없이 선택 받았다는 이유로 슈퍼 파워를 지니게 된 샤잠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가 치솟았을 것이다. 이 때문에 이 둘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은 이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영화 속에서 대결 장소는 크리스마스 카니발로, 실제 놀이동산의 놀이기구와 부스를 통째로 빌렸지만, 대관람차만은 부수기 위해 구입했다고 전해진다.
◇ ‘샤잠!’에 등장하는 다른 히어로와 추억의 영화 오마주
‘샤잠!’에는 ‘배트맨’, ‘아쿠아맨’, ‘원더우먼’ 등 슈퍼히어로와 관련된 요소들이 등장한다. 더불어 ‘백 투 더 퓨쳐’, ‘고스트 버스터즈’, ‘구니스’, ‘슈퍼맨’, ‘빅’까지 영화 팬들을 사로잡은 인기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가 담겨 있다.
영화를 보면서 익숙한 장면이나 명칭, 패러디를 찾아보는 것도 이 영화를 보는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DC 코믹스의 새로운 히어로 ‘샤잠!’은 액션 블록버스터이면서 가족드라마, 코미디 등 여러 요소가 합쳐진 영화다. ‘아쿠아맨’을 이은 DC의 히트작으로 기록될 수 있을지, 이번 한번 깜짝 등장으로 영영 역사 속 히어로로 남게 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샤잠!’의 활약상은 4월 3일부터 극장에서 확인 가능하다.
전자신문 컬처B팀 오별아 기자(bloomb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