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가 아마존과 이베이를 위협하는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정보통신기술(ICT) 진화에 따른 e커머스의 급격한 성장과 소비행태 변화로 온·오프라인 유통 경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수년 전부터 e커머스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이를 육성하는 데 힘을 쏟았다. 자체 온라인몰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2016년 미국 e커머스 업체 '제트닷컴'을, 2017년 인도 e커머스 업체 '플립카트'를 각각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온라인 매출 비중이 지속 성장하고 있는 이유다.
월마트는 올해 올해는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수령하는 일종의 '픽업' 서비스 범위를 한층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2100개 픽업 거점을 앞으로 1년 동안 3100개 수준으로 늘린다. 롯데가 한국에서 선보인 '스마트픽'과 동일한 형태다. 온라인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하고 가까운 매장에서 상품을 찾을 수 있어 편리하다. 매장 방문 고객에게 다른 진열 상품 구매를 유도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월마트는 자율주행차와 로봇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 개발에도 착수했다.
그동안 오프라인 유통 공룡으로 위세를 떨친 월마트는 온라인으로 경영 방향을 비틀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마트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387억달러(약 156조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3% 증가했다.
아마존은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월마트를 위협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에서 새로운 식료품점 사업에 나선다. 현지 주요 도시에 복수 식료품점을 열고 본격적으로 모객에 나설 계획이다. 이르면 연내 로스앤젤레스(LA)에 1호점을 구축한다.
내년에는 다른 도시에 2곳 이상 매장을 연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시카고,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등에서도 개점을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마트와 오프라인에서 정면으로 맞붙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내용이 전해지자 아마존 주가는 1.4% 상승했다. 이에 반해 월마트 주가는 1.0% 하락했다.
월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e커머스 경쟁은 세계 각국 유통 시장에서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e커머스는 진화된 물류·배송 기술을 무기로 오프라인에서 세를 확장하고 있다. 대형마트, 백화점, 할인점 등 오프라인 유통가는 성장률 정체를 벗어나기 위해 온라인과 모바일로 발을 넓히기 위해 안간힘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시장 무게중심이 e커머스로 이동하면서 온·오프라인 업종 경계가 허물어졌다”면서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가격·상품·물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