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한 공무원 A씨는 올해 전문대 가운데 서울대로 불리는 '영진전문대학'에 입학했다. 연금이 나오는데 왜 고생스럽게 다시 대학에 가냐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늘어난 평균 수명만큼 인생 2막을 위해 또 다른 직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전문대학이 평생교육기관으로 변모 중이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전문대에 입학하는 이른바 '유턴학생'이 늘고 있다.
27일 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18년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전문대에 입학하는 유턴지원자 수는 9202명으로 전년 7412명 대비 1790명(24.2%) 증가했다. 등록자 수는 1537명으로 전년도 1453명 대비 84명(5.8%) 늘었다.
전문대학 중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는 영진전문대는 올해 25세 이상 지원자수가 250명(정원:2600여명)이다. 25세 이상 입학생은 56명이다. 영진전문대생 100명이 일본 기업 리크루트R&D스테핑에 취업하는 등 취업률이 높은 편이다.
김정제 영진전문대 홍보팀장은 “40~50대 직장인이 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입학하는 사례가 있으며 퇴직한 공무원도 많다”며 “다들 인생 2막을 위해서 전문대학 문을 두드린다”고 설명했다.
귀농을 준비하는 퇴직자도 전문대를 찾는다. 원예로 유명한 연암대 스마트원예계열에서 25세가 넘는 학생은 8명이다. 연암대 측은 “퇴직하고 귀농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평생교육원에서 귀농 관련 강의를 듣다가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쌓기 위해서 입학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아예 재학생 대다수가 25세 이상인 만학도로 이뤄진 학과도 있다. 2018년 창원문성대 장례행정복지과 입학생 31명 중 24명이 25세 이상이다. 올해는 30명 중 21명이 25세가 넘는다. 창원문성대 홍보팀은 “장례지도사가 많아지고 장례 행정서비스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퇴직 이후 관련 직업을 구하기 위해 장례행정복지과를 찾는 이가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유턴 입학자가 선호하는 전공은 간호, 보건, 실용예술, 회계, 사회복지 전공 순이다. 최근 3년간 25세 이상 성인학습자의 전문대학 등록률은 11%대를 이어갔다.
협의회 관계자는 “취업에서는 간판보다 실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전문대학이 평생교육기관으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