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저축은행이 잇달아 대표이사 연임을 확정하고 있다.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저축은행 '제2 전성기'를 이끈 데다 올해 각종 규제로 리스크 요인이 확대하면서 안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JT친애저축은행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윤병묵 대표 연임을 확정했다.
J트러스트그룹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규제에도 최근 매년 실적이 지속 상승하고 있고,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으로 수익성 향상을 극대화한 점이 연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JT저축은행 역시 연임이 유력하다. JT저축은행은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최성욱 대표 연임을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JT저축은행 역시 연임이 유력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다른 대형 저축은행도 임기 만료를 앞둔 CEO를 교체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도 임진구·정진문 각자대표를 연임하기로 했다. 이에 내년 3월까지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도 4연임을 확정했다. 임기가 임박한 저축은행 중 유진저축은행만을 제외하곤 연임이 확정된 것이다.
이는 저축은행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11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1조762억원) 대비 3.9%(423억원) 증가한 규모다. 비이자이익과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강화에 따른 대손충당금전입액이 증가했지만 대출 확대 등으로 이자이익이 4430억원 증가한 영향이다.
또 규제 강화에 따른 리스크 요인 확대로 안정화에 무게를 둔 인사라는 의견도 있다.
통상 법정 최고금리 인하 효과가 1년이 지나야 나타나는 만큼 올해부터는 실적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금리인하 요구권 법제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으로 저축은행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최고금리 20%를 선언한 만큼 임기 말까지 최고금리가 지속해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저축은행은 과거와 같은 고금리 정기예금 금리 관행 대신 보수적인 금리운용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저축은행 혁신도 어렵지 않겠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대형 저축은행 CEO들이 그간 IT 도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SBI저축은행은 작년 전사 차원에서 플랫폼 구축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JT그룹 저축은행도 다르지 않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CEO 연임은 작년까지 저축은행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제2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라면서 “하지만 법정최고 금리 인하, 금리인하 요구권 법제화, DSR 도입으로 저축은행이 올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안정화에 무게를 둔 인사”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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