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업계의 유료방송 송출수수료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T커머스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급증하면서 매년 채널당 매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T커머스 송출수수료는 사상 처음 300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형성할 전망이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T커머스가 유료방송에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총 2977억원이다. 전년 1808억원에서 1100억원 이상 늘었다. 최근 수년간 상승 기조가 지속된데다 현재 각 사업자가 유료방송과 '인상'을 기본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3000억원 이상이 확실시된다.
T커머스 단독사업자 5개사는 작년 총 1957억원을 유료방송에 지불했다. 신세계TV쇼핑, SK스토아, KTH 이른바 빅3가 1400억원 이상을 부담했다. TV홈쇼핑과 T커머스 겸영사업자 5개사는 총 1020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사업자별로 110억~310억원 수준이다.
송출수수료 인상 주요 요인은 채널당 취급액 증가다. 연 단위로 계약하는 송출수수료는 통상 채널별 연 취급액, 가입자 수, 채널 등급 등을 금액 산정 기준으로 활용한다. 최근 몇 년간 T커머스 취급액이 급격히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송출수수료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 T커머스 업계가 기록한 총 취급액은 2조7680억원이다. T커머스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2015년 2540억원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송출수수료는 189억원에서 2977억원으로 16배 치솟았다.
T커머스 업계의 공격적인 채널 확보 정책도 송출수수료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한정된 인기 채널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격화되면서 T커머스는 물론 TV홈쇼핑과 대규모 자금을 앞세운 입찰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채널 번호가 한정된 방송 특성상 한 사업자가 특정 번호를 차지하면 기존 사업자는 다른 위치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까지 신세계TV쇼핑, SK스토아, KTH가 한 자릿수 A급 채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는 당분간 T커머스가 부담하는 송출수수료 인상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인프라 구축에 집중했던 T커머스 사업자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시장 경쟁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취급액 상승에 따른 송출수수료 증가는 불가피하다”면서도 “급격한 비용 증가는 시장 성장세를 위축시키고 중소 판매자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T커머스협회는 한국IPTV방송협회, 한국TV홈쇼핑협회와 합리적 송출수수료 산정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달 3차 회의를 열고 주요 구성원, 운용 형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유료방송 송출수수료 규모 추이(단위 억원)
자료:업계 종합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