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이종현 투썬캠퍼스 총장 "창업 전문 실전형 MBA 만들어 성공 나침반 역할할 것"

이종현 투썬캠퍼스 총장.
이종현 투썬캠퍼스 총장.

“창업 전문 실전형 경영대학원(MBA)을 만들겠다.”

이종현 투썬캠퍼스 총장이 창업 교육에 뛰어들며 품은 포부다. 그는 “한국에는 창업을 실전처럼 알려주는 곳이 없다”며 “이론 교육만으로는 실패 확률을 낮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창업에 성공하도록 나침반 역할을 한다.

그는 벤처업계 전설로 통한다. 2000년대 초반 영세한 규모였던 게임업체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했다. 4년 만에 기업가치를 100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이후 투자금 회수에 성공하며 이른바 갑부 반열에 올랐다. 그는 “집안 사정으로 회사 일에서 손을 뗐다. 한두 해 더 운영했다면 2000억원을 넘겼을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6~7년간 휴식기를 가졌다. 가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교육 사업이다. 창업가를 육성하기로 했다. 기존 방식과는 거리를 뒀다. 창업 준비에서 상장사로 발돋움하는 전 단계를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단계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컴퍼니 빌딩 형태다. 창업가는 프로그램에 참가, 진도만 잘 따라오면 된다. 눈높이 교육이 특징이다. 그는 “예비 창업자를 가장 잘 가르칠 적임자는 벤처캐피탈(VC)이나 대학교수가 아닌 창업 유치원장”이라며 “창업 생존율을 높이려면 교육이 그만큼 정교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게 다섯 가지 단계로 구성했다. 아이템을 찾아주는 프리비즈가 첫 번째 순서다. 이어 사업 내용을 구체화하는 비즈모델, 인력을 세팅하는 비즈큐브,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비즈업, 상장사 대상 비즈시스로 나뉜다. “상상력을 기업화하는 공식”이라고 이 총장은 소개했다.

프로그램이 나오기까지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자비를 털어 액셀러레이터로 참여했던 창업기업 20곳이 문을 닫았다. 실패가 거듭되면서 자금 지원, 조언자 역할만으로는 생존율을 높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영에 직접 관여, 옆에서 일일이 챙겨주기로 했다.

그는 “골프도 잘 치는 사람이 남에게 알려줄 수 있듯 창업 교육도 마찬가지”라며 “6~7년간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금의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됐다. 벌써 성공 모델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초기 창업기업 10여곳을 키우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분야 업체다. 이 중 두 곳은 VC 투자를 앞뒀다.

일선 학교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는 연세대, 한국과학기술대 상대 창업 수업을 맡았다. 3학점, 1학기 과정이다. 이론만 배우는 기존 수업과 달리 실전형 직업교육이다. 입소문을 타면서 중앙대를 포함한 여러 대학에서 강의 요청이 잇따른다.

이 총장은 프로그램을 지속 고도화한다. 해외 수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베트남을 첫 진출 지역으로 꼽았다. 정부 창업지원 사업에도 동참한다. 그는 “올 한 해 보육기업들이 가시적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겠다”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도 힘쓰겠다”고 전했다.

이 총장은 창업 전문 실전형 대안학교를 세울 목표다. 그는 “남들이 보기엔 이상한 사업”이라며 “그래서 아내와 지인들이 제발 그만 하라고 말린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벤처기업가 벨 넬슨이 세운 혁신대학 미네르바스쿨이 처음 열었을 때도 누구도 성공을 기대하지 않았다”며 “뜻을 향해 계속 전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