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활용 전문 스타트업 다자요(대표 남성준)가 제주 지역에서 방치된 빈집을 숙박시설로 리모델링해 줌으로써 집주인과 지역경제, 관광객 모두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제주도를 포함한 지방의 도시 대부분은 인구 감소에 따른 빈집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데다 관리하는 사람도 없어 폐가처럼 변한 곳도 많다. 다자요는 이 같은 사회 문제를 사업 기회로 연결했다.
2017년 '빈집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빈집을 숙박업으로 손질해서 쓰고 난 뒤 주인에게 되돌려주는 사업이다. 제주도 서귀포시 도순동에 숙소 두 곳을 세웠다. 다음 달 중에 두 곳이 추가로 문을 연다. 반려동물과 함께 머물 수 있는 숙소도 두 곳 더 지을 예정이다. 숙소당 4~8명이 쓸 수 있다.
현재 거래량 171건을 기록했다. 500명 넘게 이곳을 찾았다. 숙소 공실률은 48%다. 제주 지역의 평균 60%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 거둔 성과다.
다자요는 빈집을 발굴, 10년 무상임대 계약을 맺는다. 가구당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을 들여서 리모델링에 나선다. 비용은 와디즈를 통한 채권형 크라우드펀딩으로 충당한다. 2억원을 모았다. 이 돈으로 지난해 4월 첫 숙소를 완공했다. 투자자에게는 3% 상당의 이자와 숙박권을 지급한다.
주주를 모집하기도 한다. 190여명에 이른다. 이들로부터 3억원을 조달했다. 다자요는 지난해 10월 기준 346명으로부터 5억원을 투자받았다. 재투자 의사를 밝힌 투자자 비율이 85%에 이른다.
빈집 주인도 이득이다. 살지 않는 집을 빌려 주는 대신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부동산 가치 상승이라는 혜택을 받는다. 숙소에는 스타트업·중소기업 제품이 배치돼 있다.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매트리스, 샴푸, 보디로션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쇼룸을 구성했다. 와디즈에서 성공한 제품도 들여놓을 계획이다.
'스타트업 타운하우스'도 운영하고 있다. 미분양 주택단지를 리모델링해 조성했다. 서울에서 제주로 내려온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이다. 먹고 자고 일할 수 있는 각종 편의시설을 갖췄다.
남성준 다자요 대표는 1일 “올해 상반기에는 빈집 프로젝트 확장에 집중하겠다”면서 “전체 사업 모델을 재정비, 숙소 늘리기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표]다자요 개요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