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ED 조명업체가 개발한 'UVC LED(자외선C 발광다이오드) 물 살균기'가 탄자니아 지역 수인병 발병률을 크게 낮췄다.
쉐어라이트(대표 박은현)는 탄자니아 미케세 지역에 지난 1월 UVC 물 살균기 '퓨리라이트' 270대를 공급한 이후, 현지 주민들의 장티푸스 발병률이 크게 낮아졌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말 이 지역 아동 100명을 대상으로 장티푸스 발병 여부를 검사했을 때 30명가량이 장티푸스 진단을 받았지만 3개월 이후 같은 지역 아동 85명을 선별 검사한 결과 환자는 단 2명에 불과했다. 발병률이 3개월 만에 30%에서 2%로 줄어든 것이다.
장티푸스는 대표적 수인성 질환이다. 아프리카 등 오지에서는 빗물을 받아서 식수로 사용하는데 빗물을 모으는 중 동물 배설물 등 각종 오염 물질들이 유입돼 주민들이 장티푸스 발병에 노출되기 쉬웠다.
퓨리라이트에 활용된 UVC LED 기술은 270㎚(나노미터) 대역 자외선을 LED 기술로 구현한 것이다. 최근 공기청정기, 정수기 속 살균 기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력 공급이 쉽지 않은 오지에서 '수동'으로 물을 살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물 2리터를 담고, 2분 간 기기 상단에 달린 손잡이를 원형으로 돌리면 모터가 작동해 대장균을 99.99% 살균한다.
오지 학생들을 겨냥해 책상 스탠드 조명 기능을 추가하는 등 활용도를 높였다. 보조배터리를 연결해 조명을 밝힐 수 있다.
쉐어라이트는 LED 칩 생산업체인 세미콘라이트 박은현 대표가 2016년 12월 설립했다.
박 대표는 “납품 뒤 남은 LED 칩을 폐기하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대책을 고민하다가, 촛불 열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 LED 조명 '쉐어라이팅'을 개발해 오지에 보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명을 쓰던 동티모르 주민들이 '수질이 좋지 않아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에 아이디어를 얻어 퓨리라이트 개발에 착수했다. 제품 연구 중 만들었던 UVC LED칩을 활용하고, 한솔테크닉스에서 기증 받은 4인치 사파이어 기판을 가공해 제품 단가를 대폭 낮췄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재정과 물살균기 보급 업무에 힘을 보탰다.
회사는 자사 물 살균기와 촛불로 LED 조명을 구현할 수 있는 '쉐어라이팅' 제품을 네팔, 케냐 등으로 보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올해 퓨리라이트와 쉐어라이팅을 각각 최대 1000대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