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성수기 앞둔 맥주업계…한여름보다 뜨거운 경쟁

[이슈분석]성수기 앞둔 맥주업계…한여름보다 뜨거운 경쟁

여름 맥주 성수기를 앞둔 주류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수입맥주의 빠른 시장 확대, 한정된 시장, 주류 트렌드 변화, 치열한 마케팅 경쟁 등으로 성장한계에 직면하자 이른 마케팅에 돌입한 것이다. 올해 맥주 시장은 신제품 출시, 가격 인상 등이 잇따르며 과거 보다 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하이트진로 테라
하이트진로 테라

3일 업계에 따르면 불황의 늪에 빠진 맥주업계가 반격에 나서고 있다. 가장 큰 변화를 예고하며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곳은 하이트진로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지난달 신제품 출시 간담회에서 “'테라' 출시를 통해 어렵고 힘들었던 맥주사업에 마침표를 찍고자 한다”며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한 만큼 신제품 성공을 위해 필사즉생의 각오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테라는 호주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의 맥아만을 100% 사용하고, 발효 공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리얼탄산만을 100% 담아 라거 특유의 청량감이 강화되고, 거품이 조밀해 탄산이 오래 유지된다는 강점이 있다. 패키지 역시 그린 컬러를 적용해 청정 이미지를 강조하고 역삼각형의 로고와 토네이도 모양의 양음각 패턴을 적용한 병 디자인으로 차별화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신제품이 기존 맥주와 완전히 차별화된 원료와 공법을 적용해 뛰어난 제품력을 자랑하는 만큼, 빠른 시일 내 두 자릿수 점유율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고품질의 대한민국 대표 맥주로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도록 소비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오비맥주 카스
오비맥주 카스

오비맥주는 가격 인상과 신제품 출시로 맞불을 놨다. 오비맥주는 4일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 제품 공장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한다. 2016년 11월 이후 약 2년5개월 만의 출고가 인상이다.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 기준으로 출고가가 현행 1147.00원에서 1203.22원으로 56.22원(4.9%) 오르게 된다. 브랜드별 세부적인 인상률은 △카스프레시 5.3% △카스레몬 5.0% △카스라이트 4.8% △카스레드 4.9% △프리미어OB 6.4% △카프리 5%다. 카스 브랜드의 평균 인상률은 5%이며 병, 캔, 페트 제품의 인상률은 상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주요 원부자재 가격과 제반 관리비용 상승 등 전반적인 경영여건을 고려할 때 출고가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원가 압박이 가중되고 있으나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인상폭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주류업계에서는 오비 맥주의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이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테라'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류 도매상이 시장 1위 제품이 가격을 인상하기 전 물건을 사재기하는 경향이 있어 '신제품 '테라'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라는 의혹이다.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에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현재까지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판매에 박차를 가할 수 있지만 원부자재 값 상승 등 가격 인상 요인이 있는 상황에서 기존 가격을 유지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테라'를 기존 제품과 동일한 출고가 내놓은 마당에 다시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종량세 도입이 가시화된 시점에서 비난 여론을 무릅쓰고 가격을 올리는 것도 부담이다.

버드와이저, 500ml 병맥주
버드와이저, 500ml 병맥주

출고가 인상과 함께 오비맥주는 '카스' 외 글로벌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 500㎖ 병맥주 신제품을 출시하며 유흥용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출시에 유흥용 브랜드를 추가하며 대응에 나선 것이다.

오비맥주는 신제품 출시에 앞서 올초 서울 일부 지역에서 미국에서 수입해온 버드와이저 532㎖ 병 제품을 시범 판매했다. 국내 출시를 앞두고 테스트 판매를 진행한 것이다.

이와함께 오비맥주는 2월 출시한 발포주 '필굿'을 통해 발포주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시원하고 상쾌한 아로마 홉과 감미로운 크리스탈 몰트를 사용해 맛의 품격과 깊이를 더했다. 현재 하이트진로가 장악하고 있는 발포주 시장을 필굿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주류는 수입맥주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섰다.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 '밀러 라이트', '쿠어스 라이트', '블루문' 등 수입맥주를 판매하고 있는 롯데주류는 3월 체코 프리미엄 맥주 '스타로프라멘'을 출시했다.

1869년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출시된 '스타로프라멘'은 북미, 유럽을 포함해 세계 37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맥주 양조 전문가 '브루마스터'가 직접 선별한 고품질 '사츠' 홉을 사용해 맛과 향이 풍부하고 싱그러운 허브향과 맥아의 진하고 쌉싸름한 맛이 조화롭게 담겨 있다.

롯데주류, 체코 프리미엄 맥주 스타로프라멘
롯데주류, 체코 프리미엄 맥주 스타로프라멘

수입맥주도 대응에 나섰다. 맥주 칭따오에서는 생맥주 맛을 살린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생)'을 새롭게 선보였다. 500㎖ 캔과 640㎖ 병 두 가지로 출시됐으며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생)은 부드럽고 신선한 생맥주 그대로 병입한 제품이다. 차별화된 맛의 비결은 맥주의 일반적인 제조 방식과 달리 '비열처리'로 본연의 맛은 살리고, '멤브레인 여과' 기술로 불순물을 제거해 갓 생산된 맥주의 신선함과 부드러움을 보존한 데 있다.

하이네켄을 수입하고 있는 하이네켄 코리아는 4월 애플사이다 '애플폭스'를 출시한다. 애플사이더는 사과를 발효해 만든 1~5%의 알코올을 함유한 과실주지만 도수와 음용법 등이 맥주와 유사한 제품이다. 현재 애플사이더 시장은 하이트진로의 '써머스비'가 판매되고 있어 관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맥주 시장은 대학 개강과 야외활동이 본격화되는 2분기부터 여름까지를 성수기로 분류한다”며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