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에 위치한 헬스케어 스타트업 스카이랩스 회의실. KAIST 박사과정 학생 2명과 스카이랩스 직원의 열띤 논의가 한창이다.
KAIST 학생이 스카이랩스에 기여한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해 묻자, 절대 밝힐 수 없다는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KAIST 대학원생과 제품에 필수적인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기 때문에 출시 전 미리 밝혀지면 큰일 난다”고 손을 저었다. KAIST 대학원생이 스타트업의 생존을 좌우할 핵심 기술의 큰 축인 셈이다.
KAIST 차세대 ICT연구센터는 성남시 입주한 기업과 함께 공동 연구하는 'EE Co-op+'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스카이랩스는 이 프로그램에 선정돼 지난 7월부터 KAIST 대학원생과 일주일에 1~2회 회의한다.
스카이랩스는 EE Co-op+를 통해 회사 모든 인력이 기술 개발에만 집중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제품 개발, 마케팅 등 인력을 배분할 여유가 생겼다.
백창현 스카이랩스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스타트업에게는 하루하루가 전쟁터이기 때문에 연구만 할 수 없다”며 “KAIST 학생 도움을 받아 선행기술도 개발할 수 있으며, 전체 기술력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스카이랩스는 전 직원을 위해 KIAST에 딥러닝 강의도 요청했다. 이를 통해 부족했던 기술력을 개선했다.
KAIST 대학원생은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과 기업이 원하는 기술의 간극을 메워간다. 유재명 씨(전기 및 전자공학부 박사 과정)는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실제 데이터를 다룰 수 있고, 기술이 제품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공유할 수 있다”며 “산학협력은 지식을 확장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같은 과정 이예강 씨는 “스카이랩스와 협력하면서 학교에서 배웠던 AI 기술을 넘어 '사람을 살린다'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스카이랩스는 의료용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서비스 개발 기업이다. 지난해 8월 유럽심장학회(ESC)에서 심방세동을 사물인터넷(IoT) 기술 기반으로 24시간 탐지하는 반지형 심방세동 탐지기로 디지털 헬스 부문 1등을 수상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