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공지능(AI)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해 월마트 제품을 주문하는 시대가 열렸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2일(현지시간)부터 월마트가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해 음성으로 온라인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전했다. 아마존 알렉사처럼 음성 명령으로 간단히 주문할 수 있다.
서비스는 “헤이 구글, 월마트에 말해줘”라고 말하는 방식으로 이용 가능하다. AI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가 사용자 주문 내역을 기반으로 어떤 상품을 원하는지 파악한다.
예컨대 “내 카트에 우유 추가해줘”라고 말하면 고객이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특정 우유를 우선적으로 장바구니에 추가한다. “저지방 유기농 우유 1L”라고 말하는 대신 간단히 “우유”라고 말하면 된다. 어떤 브랜드를 선호하는지, 어떤 사이즈를 원하는지 등을 분석해 장바구니에 추가한다.
구글 홈 허브, 안드로이드폰, 아이폰, 스마트워치 등 구글 어시스턴트가 설치된 어떤 기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월마트 음성 주문은 2100여개 남짓 월마트에서 점포 수령 방식으로 받을 수 있다.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800여개 매장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월마트는 몇 주 내로 서비스 가능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톰 워드 월마트 디지털 영업 선임 부사장은 “더 많은 사용자가 사용할수록 서비스가 더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 쇼핑을 구글 이외 다른 플랫폼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월마트는 구글과 2017년 8월 파트너십을 시작했으나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최근 구글 익스프레스 쇼핑 서비스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자체 소매 판매에 집중했다.
그러나 AI 스피커 시장을 선도하는 아마존 알렉사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구글과 협력한 것으로 외신은 분석했다.
월마트는 전자상거래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온라인 주문 서비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식료품 사업 호조에 힘입어 작년 4분기 온라인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3% 급증하기도 했다.
월마트 기술 제휴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5년간 전략적 제휴를 발표하기도 했다.
비슷한 사업을 하는 업체와 경쟁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미국의 또 다른 유통업체인 크로거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 관계를 맺고 AI 기술을 이용해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음성 보조장치를 활용한 온라인 쇼핑 규모는 작지만 몇 년 안에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김묘섭기자 my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