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탄소배출량이 적은 재생에너지 설비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태양광 모듈 효율이 기준에 부합하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퇴출하는 등 제도를 개편해 친환경 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에 본격 나선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국내 발전량 20%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목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재생에너지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3020 보급 정책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수립했다”며 “이번 대책이 에너지전환을 촉진하고 새로운 신동력 창출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친환경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탄소인증제를 도입하고 경쟁 입찰을 확대하는 등 시장구도를 전환한다. 탄소인증제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생산·운송·설치·폐기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관리, 배출량이 적은 설비에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우대하는 게 핵심이다. 국제적 통용 인증 개념을 기반으로 국내 환경에 맞는 별도 인증제를 설계한다는 구상이다.
또 REC 거래 시 친환경성·산업기여도 등을 고려할 수 있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단계적 전환키로 결정, 내년부터 자체입찰·수의계약에 시범 적용한다. 2021년까지 연간 3600톤 폐모듈을 처리할 수 있는 재활용센터를 구축, 환경 문제 해소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와 함께 산업부는 연내 태양광 모듈 한국산업표준(KS)에 최저효율기준을 신설하고 고효율 제품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최저효율제'를 도입한다. 효율 기준 미달 제품을 시장에서 퇴출하는 첫 시도다. 효율이 1%포인트(P) 높은 모듈을 사용하면 토지 면적이 4~6%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 좁은 영토 한계를 극복하는 전략이다.
내수시장 안정화 기반도 마련한다. 2.4GW 규모 서남해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고 기업 입지규제 인·허가 절차 상담을 제공하는 원스톱 통합지원센터를 구축한다. 기업 제품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캠페인 활성화를 위해 녹색요금제 신설을 검토한다. 녹색요금제는 선택형 전력 요금제 일종으로 소비자가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일반 전기요금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사용하는 제도다.
산업부는 민간주도 연구개발(R&D)을 통한 재생에너지 기술고도화에 앞장선다. 2022년까지 태양광 셀 한계효율을 23%까지 끌어올리고 블레이드·발전기 등 풍력 발전 핵심부품을 전부 국산화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생산시설투자에 5000억을 지원하고 1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 기업 체질 개선에도 기여한다.
산업부는 이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하반기 중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한 주택용 누진제 개편을 추진하고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 시범사업을 착수한다고 밝혔다. 산업용 시간대별 요금조정은 기업 간 형평성·경영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