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달이 돌아왔다. 올해로 52회째다. 우리나라가 4월을 과학의 달로 지정한 것은 1934년 4월 19일이다. 당시 과학대중화에 앞장선 '발명학회'가 과학기술 보급 확대, 문맹퇴치 등 과학기술 저변 확대를 위해 찰스 로버트 다윈이 죽은 지 50주년이 되는 해인 1934년 다윈의 기일을 기념해 '과학 데이'를 지정했다. 1938년까지 5회에 걸쳐 행사를 개최했는데 김용관 등 과학기술자와 여운형 등 각계 지도급 인사가 참여해 국민 관심도 높았다. 이후 일제 탄압으로 행사를 주관한 김용관이 투옥되면서 명맥이 끊겼다.
30여년 뒤인 1967년 4월 21일 과학기술처(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발족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매년 4월 21일을 다시 '과학의 날'로 정해 한 달간 다채로운 행사를 펼쳤다.
올해는 △최고의 과학기술 성과 공유 △국민이 함께 즐기는 체험 기회 제공 △국민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과학기술 △전국적 붐이 핵심 콘셉트다.
이에 맞춰 한 달간 과학관, 연구기관, 지방자치단체, 학교 등 전국 62개 기관에서 168개 과학기술 행사가 열린다.
대표 행사인 과학축제는 기존 컨벤션형에서 시민이 접근할 수 있는 도심형 축제로 전환했다. 과학기술 성과를 체험하고 일상에서 과학기술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체험형 과학문화 행사로 치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19일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전야제가 열린다. 20일부터 나흘간 청계천, 서울마당, 세운광장, 한빛미디어파크, 보신각, DDP 일원에서 과학기술 성과 전시 및 체험, 과학공연·강연·도서·영화 등 다양한 과학문화 프로그램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이 자리에선 우리나라 대표 과학 성과를 만날 수 있다. 누리호 75톤급 액체엔진과 고효율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탑승형 로봇 FX-2 실물이 전시된다. 슈퍼컴 5호기 '누리온'은 가상현실(VR)로 체험할 수 있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초청행사에선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KSTAR를 전시한다.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열린다. 과학기술인과 시민이 함께하는 과학 어울림마당(4월 6일),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22일), 사이언스데이(13~14일), 해피사이언스 축제(2~21일), 과학상상 페스티벌(20~21일)이 이어진다. 부산광역시(13~14일), 전라남도(20~21일)도 지역과학축전을 연다.
과학기술이 건강, 환경 등 사회문제 해결에 활용되는 사례를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과학기술자와 국민이 함께 해결방안을 찾아보는 미세먼지 국민포럼(9일), 과학기술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양면성과 나아갈 방향을 토의하는 시간도 매주 잡혀 있다.
국민이 가까운 곳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5대 국립과학관을 거점으로 권역별 행사를 집중 발굴, '전국 곳곳에서 개최되는 행사'를 준비했다. 국립과학관, 지역 공·사립과학관과 연구기관에서 총 152개의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린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