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수입차 금융 빅3, 지난해 영업익 '1438억원'…사상 최대치 경신

지난해 수입차 판매가 26만대를 넘어서며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독일계 수입차 금융 계열사 3사가 1438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일각에서는 신차 할인 혜택을 내세워 과도한 이자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수입차 전시장에서 고객들이 신차 구매 상담을 하고 있다. (전자신문 DB)
한 수입차 전시장에서 고객들이 신차 구매 상담을 하고 있다. (전자신문 DB)

7일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2018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사 영업이익은 총 143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벤츠·다임러트럭 판매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785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7년보다 9.7% 줄었지만, 2016년과 비교하면 19.4% 증가했다. 벤츠는 지난해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연간 7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지난해 BMW 차량 대규모 리콜에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3사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482억원으로 2017년 100억원보다 382% 급증했다. 당기순이익도 413억에 달했다. 차량 판매가 감소했지만, 3년 이상 계약하는 금융상품 특성상 과거 계약한 상품 수익이 지난해 실적에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우디·폭스바겐 금융 계열사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실적은 하락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71억원으로 2017년 464억원보다 63.1% 감소했다. 아우디·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일부 차량 판매를 재개했으나, 인증 지연과 물량 부족 등으로 여전히 판매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입차 금융 3사들이 수년째 고수익을 기록 중인 것은 계열사가 판매하는 신차 금융상품을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수입차 업체들은 신차 판매 시 계열사나 제휴사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조건으로 가격 할인이나 정비 서비스 등 소비자에 추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입차 금융사들이 신차 할인 혜택을 미끼로 국내 금융사에 비해 월등히 높은 이자를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표면적으로 차량 가격에서 할인해준 금액을 이자로 메우고 있는 셈이다.

수입차 금융 3사 할부 이자율은 최대 9.9% 수준으로 주로 국산차에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국내 한 대형 금융사 최대 할부 이자율 5.5%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특히 3사 연체 이자율은 법정 최고금리 수준인 19~24%에 달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금융 3사가 모회사 신차 판매 시 특정 금융상품을 이용하도록 유도해 할인분을 만회하는 방식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할부나 리스 등 금융상품을 통한 차량 구매 시 혜택과 금리 등 계약조건을 더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