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니켈 가격이 연초 대비 25% 이상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용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반면에 공급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톤당 최대 1만5000달러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니켈 현물 가격은 지난 3일(현지시간) 현재 톤당 1만3180달러로 연초(1만435달러) 대비 26.3% 상승했다.
니켈 3월 평균 현물 가격은 톤당 1만3061달러로 전월 대비 3.2% 오르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3개월 선물 가격도 톤당 1만3151달러로 전월 대비 3.3% 상승했다. 지난달 니켈 가격은 6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니켈 가격 상승은 세계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중국 스테인리스강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니켈은 전기차용으로 주로 쓰이는 삼원계 니켈코발트망간(NCM)과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 핵심 원재료다. 전기차 한 대당 투입되는 니켈은 50~100㎏에 이른다.
최근 에너지 밀도 향상이 최대 이슈가 되면서 니켈 함량을 늘린 하이니켈계 양극재가 주목받고 있어 니켈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공급 측면에서는 세계 최대 니켈선철 업체인 중국 칭산 니켈광산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공급 감소 우려가 나온다.

LME 재고는 전월에 이어 계속 감소해 지난달 28일 기준 18만2574톤으로 19만6782톤을 기록한 전월 말보다 1만4208톤 줄었다. 니켈 재고가 18만3000톤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13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상하이거래소(SHFE) 니켈 재고 또한 지난달 29일 8718톤까지 하락했다.
이현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니켈연구그룹(INSG)에 따르면 글로벌 니켈 시장 공급 부족 규모는 2016년 4만6000톤에서 2017년 11만5000톤, 지난해 12만7000톤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4년째 이어진 공급 부족 등으로 올해 니켈 가격 평균은 지난해 평균보다 4% 상승한 톤당 1만3000달러로, 상단은 1만5000달러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니켈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은 배터리 제조사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소재 업체는 배터리 업체로 양극재를 공급할 때 LME 원재료 가격에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구조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같은 배터리 제조사 비용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코스모신소재 등 소재 업체는 공급 단가가 높아져 매출 규모가 늘어난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