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대내외 수요 위축…경기 점차 부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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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이 최근 국내 경기가 부진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달까진 최근 상황을 '경기 둔화'로 평가했다. 이번에 표현을 '둔화'에서 '부진'으로 바꾼 것은 상황이 한층 악화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KDI는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월 소매판매(소비)액은 설 명절 이동 영향으로 비교적 큰 폭 감소(전년 동월비 ­2.0%)했다. 1~2월 평균으로도 증가폭이 1.1%에 머물며 작년 평균치(4.3%)와 작년 4분기 평균치(3.0%)를 크게 밑돌았다.

설비투자 감소세가 심화됐고 건설투자 부진도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2월 설비투자는 기계류, 운송장비가 모두 부진하며 전월(전년 동월비 ­17.0%)에 비해 감소폭(­26.9%)이 확대됐다. 건설기성이 큰 폭 감소했고,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의 감소도 이어지면서 당분간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될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3월 수출(금액 기준)은 전년동월비 8.2% 감소하며 전월(­11.4%)에 이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석유류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 품목에서 감소했다. 2월 수출물량지수도 ­3.3%를 기록하며 1월(0.7%)의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했다.

KDI는 “생산 측면에서도 광공업생산 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서비스업생산 증가세도 둔화됐다”고 밝혔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품목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감소폭이 확대됐다. 제조업 가동률이 하락하고 재고율도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는 평가다. 서비스업생산은 1~2월 평균으로 작년 12월에 비해 증가폭이 소폭 축소됐다.

KDI는 부동산 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함께 발표했다.

조사 결과 서울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이 낮다고 응답한 비중이 전분기보다 크게 증가했다. 1년 후 매매가격에 대해서도 하락으로 응답한 비중이 전반적으로 증가했고, '소폭 하락' 응답 비중이 전분기보다 크게 늘었다.

KDI는 “부동산정책 선호도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대체로 현재의 강화된 금융 규제에 대해 찬성했다”면서 “정부의 3기 신도시 추진과 광역교통망 확충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