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https://img.etnews.com/photonews/1904/1174063_20190408170456_937_0002.jpg)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향년 70세의 나이에 평소 앓아온 폐질환으로 별세했다.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이후 항공·운송 산업에서 '수송보국' 일념으로 45년 동안 이어 온 경영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폐질환으로 별세했다고 8일 밝혔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건강상 문제로 LA 뉴포트비치 별장에 머물러 왔다.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가족이 조 회장의 임종을 지켰다.
조 회장은 평소 '간질성 폐질환'(ILD)을 앓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ILD는 폐포 벽과 폐포 주변 조직을 침범하는 비감염 염증성 질환으로, 폐가 딱딱하게 굳어 가는 폐섬유화와 호흡 곤란이 주된 증상으로 알려졌다. ILD는 호흡부전, 심혈관 질환 등으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 조 회장은 폐 이식 수술을 받고 호전됐다가 최근 지병이 다시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https://img.etnews.com/photonews/1904/1174063_20190408170456_937_0001.jpg)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지에서 LA 영사관을 통해 조 회장을 한국으로 모셔오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통상 시신 인구는 최소 나흘에서 약 일주일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조중훈 전 회장 장남으로, 1949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인하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남가주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인하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조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하면서 45년 경영 인생을 시작했다. 1984년 정석기업 사장, 1989년 한진정보통신 사장을 지낸 뒤 1992년 대한항공 사장에 올랐다. 이후 1996년 한진그룹 부회장, 1999년 대한항공 회장직을 맡았다. 2002년 조중훈 전 회장이 타계하면서 2003년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국제 항공 동맹체 '스카이팀' 창설을 주도했고, 대한항공을 연 매출 12조원대의 글로벌 항공사로 키워 냈다. 지난해에는 미국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JV)를 체결, 미주 노선 장악력을 한 차원 높였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항공·운송 분야에서 활약하며 국내 항공업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최상의 서비스야말로 최고 항공사로 평가 받는 길이라 보고 고객중심 경영에 주력해 왔다”면서 “조 회장의 별세는 재계를 넘어 우리 사회에 큰 손실”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외부 활동도 왕성했다. 조 회장은 '한·프랑스 최고경영자클럽'의 한국 측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화학·신소재 분야 등에서 두 나라 간 공동 연구와 개발 협력을 추진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까지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했고, 2014년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 위원장을 맡아 올림픽의 성공 개최에 기여했다.
![2000년 6월 스카이팀 창설식에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https://img.etnews.com/photonews/1904/1174063_20190408170456_937_0004.jpg)
그러나 조 회장의 경영 인생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우선 그룹 주도권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형제 간 경영권 다툼이 발생했다.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총에서 조 회장은 주주의 반대로 대표이사(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는 아픔도 겪었다.
![대한항공, 델타항공 조인트 벤처 조인식에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호장 모습.](https://img.etnews.com/photonews/1904/1174063_20190408170456_937_0005.jpg)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