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과학기술 출연연구소 예산을 기관 역할·의무(R&R)와 연계, 조정한다. 지출한도에 맞춰 출연연 요구 예산안을 반영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기관 특성 맞춤형 예산안을 도출한다는 취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등에 따르면 출연연 예산 요구안 전문가 검토 작업이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닷새 간 실시된다.
과학기술 분야 26개 출연연은 지난주 NST에 2020년도 예산 요구안을 제출했다. NST는 외부 전문가와 함께 예산 요구안 검토에 들어갔다. 출연연이 꾸린 예산안 가운데 기관고유사업과 수탁사합 비중, 적절성 등을 따져 예산안을 조정한다.
과기정통부는 이 과정을 거친 예산안을 R&R와 연계해 다시 들여다 볼 계획이다. 역점 과제인 연구과제중심제도(PBS) 개선 일환이다. 지금까진 기획재정부가 배분한 지출한도에 맞춰 NST와 출연연이 예산을 조정했다. R&R 보다는 기관 요구에 따라 지출한도에 맞추는 경향이 짙었다.
올해부턴 예산 조정 1원칙이자 근간으로 R&R을 활용한다. 출연연이 지출한도에 예산을 맞춰 편성했더라도 R&R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 예산은 인정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R&R 수립에 들어간 출연연 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R&R 확정에 근접한 8개 내외 출연연 예산요구안을 최대한 보장할 계획이다. 반대로 R&R 수립에 근접하지 못한 출연연 예산요구는 송곳 검증을 준비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또한 R&R 미확정 기관에 대한 예산은 일정 부분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예산 조정 근거로 R&R를 활용한다”면서 “전문가 심의를 거친 일차 예산 조정안에 포함된 사업 항목이 출연연 고유 연구, 미래 비전에 부합하는지 세세하게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출연연 예산 지출한도가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예년 상황을 감안하면 조정 과정에서 R&R 미확정 출연연의 예산 요구를 오롯이 반영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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