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정보원, 금융권 '데이터 공룡' 급부상...민간영역 위축 우려

신용정보원에 개인신용정보와 기술·보험정보를 비롯해 혁신성장 분야 자금지원 현황, 동산금융 관련 각종 기업정보까지 집중되고 있다.

마이데이터(MyData) 산업 활성화 정책으로 신용정보원이 '데이터 공룡'으로 부상하면서 민간부문 위축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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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정보원은 '혁신성장 인텔리전스시스템'을 지난달부터 가동했다.

이 시스템은 신용정보원을 비롯해 산업·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기보, 무역보험공사,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 한국성장금융, 한국벤처투자 등 11개 정책금융기관과 정부부처가 공급하는 혁신자금 지원 공급실적 등을 통합·관리하는 데이터 플랫폼이다. 정책금융기관의 혁신성장 자금지원 현황을 공유하고 일자리 창출 등 정책성과 분석에 우선 활용한다.

하반기에는 동산금융 관련 데이터도 신용정보원에 집적된다. 금융기관, 매각기관, 감정평가법인 등의 평가정보와 관리정보, 회수정보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분석 정보를 은행 등이 수시로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기술금융 활성화 등 정부 차원의 동산금융 활성화 방침에도 기계나 설비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동산금융DB 구축으로 은행이 필요로 하는 여신운용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금융위는 대출신청 정보, 빅데이터 가공·분석을 적용한 이상금융거래 탐지시스템 등을 신용정보원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금, 사회보험료 납부 정보 등 공공정보와 대부업, 카드 정보 등 다양한 금융정보를 신용정보원을 통해 공유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각종 시스템 구축이 완료될 경우 신용정보원에 집중되는 정보는 대폭 확대된다. 그간 신용정보원이 취급하던 대출·담보잔액 등 정보 외에도 기업 및 법인 관련 주요 정보가 취합된다. 기존 개인의 일반 신용과 보험 데이터뿐만 아니라 기업 관련 데이터까지 신용정보원에 일제히 모이는 셈이다.

신용평가(CB)업계는 신용정보원 영역 확대로 민간영역 위축 및 개인정보 유출 등 사고 위험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과 데이터 경제 활성화 방침이 시민사회 등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보니 쉽사리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신용정보산업 지원을 위한 신정원의 공공인프라 기능을 확충할 것”이라며 “CB사 등 민간이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업무에 대해서는 민간구축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점진적 축소 또는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해 발표한 신용정보산업 선진화 방안에 기업CB 업무 범위를 △정보조회 △기업등급제공 △기술신용평가 등으로 세분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허법인과 회계법인에도 기술신용평가업(TCB)을 가능하도록 하는 등 규제도 크게 완화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