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9일 중기부 내부망을 통해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박 장관은 어제 직장에 첫 출근하는 기분으로 낯선 취임식장에 들어섰는데, 중기부 직원의 뜨거운 환영에 낯설음이 한순간에 사라졌다고 고백했다.
박 장관은 중기부가 젊고 열정 넘치는 조직이라면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중소벤처기업부 '새내기 장관' 박영선이라고 불렀다.
박 장관의 이같은 벅찬 소회를 보면서 얼마 전 행사장에서 만났던 새내기 사무관이 떠올랐다. 그는 기자에게 중앙부처 신입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인기부처와 비인기부처가 있다고 귀띔했다.
대표적으로 사회적 갈등이나 현안이 산적한 부처 등은 일도, 민원도 많아 비인기부처다. 반면 기획재정부 등은 일은 많아도 파워도 있고, 승진도 쉬워 인기부처라고 덧붙였다. 안타깝게도 중기부도 비인기부처로 꼽았다.
중기부의 이런 위치는 박 장관의 취임사에서도 언급됐다 그는 부처 출범과 함께 대내외의 각종 요구와 급증하는 업무 부담으로 직원 피로도가 쌓이고 있다면서 인력과 조직을 보강하고 예산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기부는 아직 새내기다. 중소기업청에서 부처로 승격한 '막내 부처'다. 성장통은 필연적으로 따른다.
세계적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조직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문화와 사람에 투자하고, 위기에는 겸손하지만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간 중기부 장관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요구되던 것이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 곧 리더십이었다. 작은 문제를 풀 수 없다면 큰 문제는 더 풀기 어렵다.
이는 중기부 사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무원의 피로도가 쌓이면 당연히 정책 품질이 떨어진다. 정책 과제를 수행하는 중기부의 역량이 강화되지 않고선 중소기업 역량 강화라는 큰 숙제는 더 풀기 어렵다.
당면 문제를 해결하려면 비전도 필요하다. 박 장관은 직원들에게 상생과 공존의 미래를 함께 공부하자며 대우증권 사장을 지낸 홍성국씨가 쓴 '수축사회'라는 책을 함께 읽고, 독서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초대 장관의 진통이 적지 않았지만, '새내기 장관'의 행보에 기대를 걸어본다. 다음에 만나는 새내기 공무원에게 중기부가 '인기부처'라는 말을 듣고 싶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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