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인사청문회 진통이 계속됐다. 9일 문형배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대통령과 청와대, 여당을 향한 야당의 성토장이 됐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청와대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인사검증 실패를 이유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를 촉구했다. 여야의 4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협의는 시작조차 못했다.
여당은 '정쟁을 멈추고 시급한 현안법안 처리에 나서야 한다“며 국회 파행의 이유를 야당에 돌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문형배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를 검토했다.
전체회의는 오전 시작부터 파행됐다. 야당은 '하나마나한 청문회'라고 인사청문회 무용론까지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연철 통일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을 임명 강행한 부분을 연계해 반발했다. 여당은 '헌법상 보장된 권리'라고 반박하며 인사청문회의 조속한 처리를 주문했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은 “(김연철, 박영선 임명강행에 대한) 청와대와 여당의 유감 표명, 재발 방지 약속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청문회를 진행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대통령 책임제 하에서 인사청문회를 도입한 이유는 국회 동의권을 확보하는 차원이 아니다”라며 “국민에게 인사와 관련된 정보를 공개해 민주적으로 통제를 하자는 소극적 방식의 일환”이라고 반박했다.
같은당 표창원 의원은 “한국당은 새누리당 시절부터 지금까지 국정감사와 국회 본회의, 상임위원회 보이콧 등을 하며 총 16회를 파행시켰다”고 주장했다.
법사위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당시 8명, 이명박 정부 당시 17명의 장관급 청문보고서를 채택해 주지 않았다. 국민 목소리가 안중에도 없는데 이런 인사청문회를 우리가 과연 계속해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가까스로 오후에 재개됐지만, 문 후보자의 '우리법연구회' 가입과 회장직 역임을 두고 공방이 이어졌다. 야당은 이념편향 논란을 부추겼다.
한국당은 10일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공세에도 나섰다. 이 후보자가 자신과 남편이 13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보유한 건설사의 재판을 회피 없이 끝까지 맡았다는 보도를 부각했다. 청와대 부실검증 책임을 따져 물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부실하다 못해 이제 포기하다시피 한 것이 (청와대의) 인사검증”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사과하고 조국 민정수석을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조 수석은 인사검증에 있어서 철저하게 무능함을 보여줬다”며 “사정기관만 담당하도록 보직으로 바꿔서라도 조 수석을 인사검증 업무에서 손 떼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한국당을 향해 의사일정에 협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는 산불 후속 대책, 포항지진 대책 등 시급한 현안이 있고 민생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안도 많이 쌓여 있다”며 “한국당은 4월 국회까지 파장으로 몰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