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새 수장을 맞아 혁신성장의 닻을 올렸다.
혁신성장 핵심부처로 중기부 주요 과제는 '제2의 벤처붐' 활성화와 스마트공장 확산이다.
범정부차원의 목표로 각각 2022년까지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20개 육성과 스마트공장 3만개 구축이 정책 목표로 제시됐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도 취임사에서 “2022년까지 12조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를 차질 없이 조성해 혁신 스타트업이나 중견기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스마트공장 전략이 독일 인더스트리 4.0에 버금가는 제조업강국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기부가 혁신성장을 정부 입장의 양적 목표나 추상적 가치만 달성하려고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의 주요 과제는 '성과'인만큼 중기부가 정책 수혜 대상인 중소·벤처기업 입장에서 효과를 평가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제2의 벤처붐'이나 '유니콘기업' 육성이라는 구호가 아닌 과거 벤처 부흥기에 그러했듯이 코스닥 등 투자·회수시장 활성화 지표, 기업가정신지수 등으로 과학적 정책평가가 가능한 지표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경제분과 의장)은 “혁신성장 주체는 기업이고, 무엇보다 기업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을 평가하고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혁신성장이 추상적으로 흘러가선 성과가 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과거 벤처붐을 기준으로 하면 코스닥지수 1000포인트(P)가 기본(출발선)이어야하는데, 기본도 못 미친다는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기 900P선을 넘어 1000을 넘봤던 코스닥 지수는 현재 750P선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제2벤처붐 정책을 내놨지만, 코스닥지수의 큰 변화는 없었다.
중소·벤처업계에선 규제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가장 애로사항으로 들었다. 중기부가 벤처 정책 총괄 부처로서 보다 적극적 갈등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기업 입장에서 신사업을 펼치는데 문제가 되는 불확실한 규제 문제 등이 속도감 있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적으로 투자가 몰리는 승차공유서비스 등 신산업에 기회가 있어도 새로운 도전이 정체되는 것이 단적인 예다. 미국의 '우버' '리프트' 중국의 '디디추싱' 동남아의 '그랩' 등과 같은 해외 모빌리티 기업은 이미 유니콘 기업이 됐다.
혁신성장의 또 다른 축인 중소기업의 생산성 악화도 시급한 과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대기업 대비 노동 생산성은 물론이고 자본 생산성(효율성)마저 갈수록 떨어지고, 생산성 격차는 임금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우수 인재는 중소기업에 가지 않으려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스마트공장은 기술 확보와 우수 인재 확보가 필수다.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약 70% 수준이다. 특히 종업원 10인 미만 영세 소상공인의 노동생산성은 500인 이상 대기업 대비 7분의 1수준이다.
중소기업대상 보급과 확산을 담당하는 중기부 역할이 중요하다. 선진국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예산이 적고, 장기적이고 구체적 로드맵도 없다는 점을 보완해야 하다.
기술선진국 독일의 중소기업 디지털화 전략은 지수화, 조직화, 표준화 3가지 측면에서 발전하고 있다. 특히 국가적 차원에서 디지털화 지수를 개발해 체계적으로 산업, 경제의 디지털화 수준을 측정하고 평가 관리한다. 우리도 이러한 체계적 정책 평가가 필요하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