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8일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예년과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일부 차기 주자가 선거공고 전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어서 선거 분위기가 빨리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태년·노웅래·이인영 의원(가나다 순) 3파전이 예상된다.
9일 민주당에 따르면 노웅래·이인영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위한 공식 발표 막바지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노웅래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 공약을 담은 홍보물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의원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이인영 의원도 공식 출사표를 준비 중이다.
상대적으로 앞서 보였던 김태년 의원은 당 공식 선거공고 등을 살피며 대응할 방침이다. 김 의원은 이날 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한 달이나 남은 시점이니 (공식 출마 선언은) 천천히 준비할 예정”이라며 “원내대표 선거 공고 이후에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근 백재현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렸다. 통상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선관위가 공고문을 내면 후보가 공식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는 다르다. 후보들이 좀더 빠르게 움직이는 양상이다.
새 원내대표는 내년 4월 총선 공천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실세다. 이 때문에 후보들의 준비작업이 앞당겨졌다는 분석이다.
김태년 의원은 '이해찬 라인'이다. 김 의원은 이 대표가 2012년 민주통합당 대표일 때 비서실장을 맡았다. 이 대표의 연구재단 광장 소속으로 함께 일했다. 이해찬의 '정치적 아들'로도 언급된다. 친문 실세이자 정책통으로 불린다.
노웅래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 3수생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활력을 불어넣었다.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때 '상생보상협의체'를 발족해 서비스 장애 보상금을 최초로 이끌어낸 성과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특별한 계파나 세력이 없어 확장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인영 의원은 고(故) 김근태계로 분류된다.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더좋은미래 등 당내 지지기반을 확보했다. 친문 초·재선 모임인 '부엉이 모임'도 이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대표와 다른 색깔로 총선 공천에서 균형추를 잡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경선은 청와대 장악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읽힌다. 청와대 영향력이 클 때는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주류 후보가 당선된다. 그렇지 않으면 반대 결과가 나온다.
4·3 보궐선거 전까지는 당 대표 라인의 김 의원을 향한 지지가 높았지만 선거 이후 민주당을 향한 민심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 변수다. 당 대표와 청와대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노 의원이나 이 의원이 우세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당 대표 경선에서 민주당 의원 선택에 따라 정부 국정 기조와 여당의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