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은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에 함유된 세포가 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방사선 처리로 안전성을 확보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코오롱생명과학은 9일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형질전환세포의 위험성을 인지해 방사선 처리를 권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HC)와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를 3 대 1로 섞어 무릎 관절강에 주사하는 세포유전자치료제다.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 치료에 쓴다.
문제는 연골세포인 줄 알았던 형질전환세포(TC)가 알고 보니 신장세포로 확인되면서 발생했다.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와 실제 의약품 성분이 달랐다.
허가사항은 유전자가 포함된 연골세포였으나 유통 제품은 TGF-β1 유전자가 삽입된 태아신장유래세포주(293유래세포)가 혼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93유래세포는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신장세포라는 것과 관련해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애초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 당시 개발 초기 형질전환세포의 종양원성에 우려가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방사선조사(방사선에 노출 또는 쬐는 것)를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에도 같은 지적이 반복되자 이날 별도 자료를 내고 안전성에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FDA 및 식약처의 권고에 따라 방사선조사를 했으며, 형질전환세포 사멸을 확인한 후 출고했다”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세포 모양이나 핵형 분석만 해도 알 수 있는데 15년 동안 293유래세포인 걸 왜 몰랐는지, STR 검사를 왜 이제 했는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STR 검사는 친자 확인 검사와 같은 유전체 및 유전자 검사법이다. 인보사 세포가 허가된 사항과 다르다는 사실이 STR 검사를 통해 규명됐다.
회사는 “세포를 형질전환하면 세포모양 및 염색체 수는 달라질 수 있다”면서 “게다가 단일 세포주였기 때문에 STR 분석이 원천적으로 불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보사는 판매 중지됐다. 식약처에서 전반적인 사항을 재검증하고 있다. 국내에 판매된 인보사 2액에서도 미국에서 발견된 것과 마찬가지로 연골세포 대신 293유래세포가 함유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