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를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전도성 섬유 필터가 상용화된다. 재료연구소(소장 이정환)는 알링크(대표 이혜문), GS건설과 공동으로 아파트 공기정화용 전도성 필터 모듈을 개발, 신규 건설 아파트에 적용하기로 했다.
알링크는 미세먼지 제거용 '알루미늄 코팅 전도성 섬유필터' 기술을 개발한 재료연구소 이혜문 책임연구원이 이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2017년 설립한 소재 전문 스타트업이다.
알링크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지난해 기공율 80%에 공기투과도는 2972㎜/s에 이르는 '고효율 저압손 미세먼지 제거 전도성 필터 모듈'을 개발했다. 일반 부직포 필터에 알루미늄 나노구조체를 코팅해 전도성을 띤 필터로 미세먼지를 잡아내는 제품이다.
알링크는 모듈 설계 과정에서 필터 단면에 절곡구조를 도입, 미세먼지 제거 효과는 높이고 모듈 제조 단가는 낮췄다. 전도성 필터의 핵심 기능인 필터 주변에 균일한 전기장을 형성하기 위해 모듈 설계와 디자인 테스트를 수개월 동안 반복했고, 그 결과 미세먼지에 전기적 특성을 부여하는 하전장치를 비롯한 부품 전체를 최적 구조로 배열한 모듈 개발에 성공했다.
이 모듈의 미세먼지 제거 성능은 환경 조건에 따라 헤파(HEPA)필터보다 높거나 비슷하다.
하지만 필터에 의한 압력손실이 헤파필터의 20분의 1에 그쳐 공기 순환에 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소음, 진동 등 부차적인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일정 기간 사용 후 폐기 처분하는 헤파필터와 달리 포집한 미세먼지를 진공청소기로 제거해 재사용할 수 있다.
하전 및 전기장을 이용한 집진기술이 안고 있는 오존(O3) 발생 문제도 자체 실험 결과, 약 15 ppb(10억분의 1, 현재 실내기준 30ppb) 이하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알링크는 지난해 GS건설과 아파트 환기·공기정화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전도성 필터모듈 개발에 착수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시작품 제작을 완료하고 하반기에는 실증작업에 들어간다.
아파트 환기·공기정화시스템 적용을 시작으로 대형 빌딩내 공조기기 탑재용 필터로 상용화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다.
기존 백화점, 도서관, 오피스텔 등 대형 빌딩 내 공조기기는 환풍이나 송풍 기능에 그칠 뿐 미세먼지 제거 기능은 갖고 있지 않다. 미세먼지를 제거하려면 필터 탑재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에너지 비용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곳에 전도성 필터 모듈을 적용하면 에너지 사용을 크게 늘리지 않아도 환풍과 함께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걸러낼 수 있다.
이혜문 알링크 대표는 “환기와 송풍 위주의 공조기기에 우선 적용해 상용화 시장을 다진 후 헤파필터 보완 및 대체용으로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라면서 “내년에는 일반 공기청정기에 적용 가능한 전도성 필터 모듈을 개발해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