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암 진행과 전이에 관여하는 '엑소좀' 분비를 억제해 암을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백문창 경북대 의학과 교수팀이 암세포 유래 엑소좀 억제제인 '설피속사졸'을 발굴하고, 이를 활용한 암치료법을 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엑소좀은 세포에서 분비되는 50~150나노미터(㎚) 크기 소포체(세포 안 구조체)다. 세포 성질과 상태를 나타내는 역할을 한다.
암세포가 분비하는 엑소좀은 암 진행과 전이에 기여한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암세포 유래 엑소좀 조절로 항암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약물 라이브러리에서 암세포 유래 엑소좀을 조절하는 설피속사졸을 발굴했다.
이 물질은 유방암 세포 내 '엔도테린 수용체 A'에 결합해 엑소좀 분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도테린 수용체 A가 엑소좀 분비 조절자 역할을 하도록 하고, 암세포 유래 엑소좀이 가진 마이크로 RNA와 단백질 성분을 변화시킨다.
연구팀은 이미 동물 실험으로 설피속사졸이 암 증식과 전이를 감소시킨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백문창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엑소좀 분비 조절 약물을 발굴하고, 구체적인 작용 기전을 규명한 것”이라며 “진보적인 엑소좀 관련 연구 결과로, 새로운 항암제 개발에 적용하는 산업화 성공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