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부진에 빠진 수출을 되살리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중소·중견기업과 글로벌 기업을 연결하는 '글로벌 파트너링'(GP) 사업을 전 주기 지원 사업으로 바꾸고 위기업종·신성장동력·스타트업 중심으로 재편한다. 국내 기업의 수출 지원을 위한 전문무역상사는 전자상거래 기업 등으로 확대한다. CES 등 글로벌 전시회에서는 한국 통합관을 지원하는 등 전방위 수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무역협회와 공동으로 10일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에서 '수출전략조정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출마케팅 지원 강화 방안'을 확정했다.
수출마케팅 지원 강화 방안은 수출활력촉진단 실적, 수출활력상황실 활성화 등을 포함한 '수출애로 조치현황 및 향후계획'과 '수출활력 제고 대책' 후속 조치다. 골자는 GP 사업을 활성화하고, 전문무역상사 인센티브를 강화하며, 수출전시회 지원을 효율화하는 것이다.
우선 GP 사업을 반도체·조선 등 위기업종과 신산업, 스타트업 등 3대 분야 중심으로 재편한다. GP 사업은 중소·중견기업이 직접 만나기 어려운 해외 글로벌 기업을 무역관이 접촉해서 수요를 발굴하고, 일대일 상담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존 GP 사업이 상담회 중심 단기·일회성 지원을 했다면 수요 매칭부터 수출계약 체결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전환한 것이다.
또 기존 소재·부품 중심 수직적 글로벌 공급망 공급을 지원하던 것에서 신산업·해외유통망 등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GP 사업 지원 대상 기업은 지난해 1800개사에서 올해 2200개사, 글로벌 기업 수출 계약은 지난해 4억2000만달러에서 올해 6억달러로 각각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문무역상사 인센티브와 지원도 강화한다. 무역협회는 단체단기수출보험을 신설, 수입자에게서 수출대금을 받지 못해 발생한 손실을 50% 보상해 준다. 또 코트라 등에서 9개 수출 마케팅 제도도 신설했다. 대외무역관리규정을 개정해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재외동포·해외조달·전자상거래 기업을 전문무역상사에 포함한다. 전문무역상사를 확대해 안정적 수출대행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무역상사 참여 기업은 지난해 240개사에서 350개사, 수출대행 규모는 46억달러에서 60억달러로 각각 키운다.
이와 함께 CES,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하노버메세 등 글로벌 전시회 22개에 통합한국관을 구축한다. 그동안 CES 등 글로벌 전시회에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 기관·지방자치단체마다 통합관을 분산 구축, 마케팅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규모를 대폭 키운 통합한국관으로 해외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65회 무역사절단을 업종·국가별로 통합, 총 32회 무역사절단으로 전문·대형화해 운영한다.
정부가 전방위 수출 지원 방안을 마련한 것은 최근 부진한 수출을 돌려세워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올 1월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2% 떨어졌다. 2월과 3월에도 각각 11.4%, 8.2%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수출을 다시 회복세로 돌려세우고 국내 경제도 다시 활성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각 부처, 기업, 지자체별로 수출 지원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어느 한 부처 한 기관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오늘 출범하는 수출전략조정회의가 대한민국 수출 정책의 방향타를 제시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기술 발전과 융합 속도가 무섭게 빨라지고 있는 환경에서 기업 스스로 적시에 대응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수출기업에 단순 지원보다 스스로 글로벌 역량을 키우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