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제 개혁두고 공넘겨…서로 "결단해야" 촉구

여야, 선거제 개혁두고 공넘겨…서로 "결단해야" 촉구

선거제 개혁안이 좌초 위기에 놓이면서 각 당이 공을 서로에게 넘기는 모양새다. 정의당은 바른미래당 결단을 촉구하고, 바른미래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안을 여당에 넘겼다며 더불어민주당이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은 10일 “바른미래당이 선거제 개혁 발목을 잡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어이없는 발언을 했다”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논의와 관련해 바른미래당의 책임론을 언급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오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치 바른미래당이 공수처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패스트트랙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며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공수처안은 바른미래당의 정책적 판단에 따른 선택의 문제”라고 말했다.

오 사무총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선택하고 결정하면 될 일을 정의당까지 나서 창원성산 보궐선거의 짬짜미 연대를 국회에서 이어나가려는 것은 오판”이라며 “각 당이 유불리를 뛰어넘어 정치를 변화하고자 했던 민심 그대로의 선거제 개혁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을 잊지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정의당도 처음에는 더불어민주당 결단을 촉구하더니 이제는 바른미래당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우리당이 고심을 거듭한 정책적 판단에 대해 단지 선거제 개편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게 의회정치의 가치인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전날 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다음주 초까지 선거제 개혁안 패스트트랙 일정을 가시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 위원장은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에 맡겨진 협상 시간은 없고, 결정의 시간만 남았다”며 “이제는 한 발씩 양보해야 한다”며 바른미래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심 위원장은 “민주당이 선거제 개혁에 있어서 당의 유불리만 앞세웠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다”며 “바른미래당이 결단을 통해 조율했듯 공수처법의 결단도 필요하다. 공수처법 이견 때문에 다 합의된 선거제 개혁까지 물거품 된다는 걸 누가 이해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3월 국회에서 선거제 개편안에 합의했다. 바른미래당이 민주당에 제시한 공수처안을 두고 선거제 개편안 추진이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바른미래당이 아닌 민주당”이라며 “이미 민주당에 전달한 안이 있으니 민주당이 결단하면 패스트트랙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다른 입장이다. 이철희 민주당 수석부대표는 “바른미래당 안을 그대로 받을 수는 없다”며 “되면 되고, 안 되면 안 되고 상식적으로 순리대로 간다”며 선을 그었다.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이날부터 13일까지 상하이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기념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다. 5당 원내대표가 모인만큼 추가 논의와 담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