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종목이 발표됐다. 정식 종목 편입 가능성이 점쳐지던 e스포츠는 야구와 함께 탈락했다. 지난 2월 발표된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에 이어 외면 받았다. 결론적으로 스포츠 자격을 얻지 못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대회조직위원회는 태권도·럭비·근대5종 등 올림픽 종목 28개와 바둑·주짓수·카바디·쿠라시·크라켓 등 비올림픽 종목 9개를 채택됐다.
이 같은 결과가 알려지면서 국내외 게임 팬들의 실망감이 적지 않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 게임 선수 모습을 볼 수 없다. e스포츠업계가 느끼는 충격은 훨씬 크다. 특히 바둑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상당한 시사점을 준다. 축구, 육상, 수영 등 신체를 격렬하게 사용하는 운동과 동등한 대접을 받았다.
이번 결과는 e스포츠업계가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다. 공인된 스포츠 제전에서 하나의 정식 스포츠 종목이 되는 길이 험난하다는 것을 일깨워 줬다. e스포츠 산업 자체에 대한 정부와 국회 관심의 필요성도 실감케 한다. 스포츠단 운영사들의 지속적인 투자도 요구된다. 기본적인 시스템, 인프라 구축은 선결 조건이다. 무엇보다 게임을 바라보는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 게임을 마약 또는 도박과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 정식 스포츠 종목이 되긴 어렵다.
우리나라는 e스포츠 종주국으로 불린다. 게임사와 e스포츠단 운영사들은 척박한 환경에서 산업을 키워 왔다. 그 결과 지난해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다. 당시 우리나라는 '스타크래프트2'에서 금메달,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은메달을 각각 획득했다.
올림픽 또는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되는 길은 쉽지 않다. 시간은 아직 남았다. 최종 발표가 아니라 대회 시작 2년 전까지 업데이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 2022년 9월 10일까지 3년 5개월이 남았다. 추가 종목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