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마지막에 출범한 '벤처(신설) 부처'다. 중기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백년대계'가 필요한 부처라는 의미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으로 성과를 내야하지만, 중기 정책 수장으로서 장기적 계획을 이끌어나갈 책임도 함께 주어졌다.
중기부는 초대 장관 취임과 동시에 장기 과제로 서둘렀어야 할 조직정비와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 문제가 여전히 발이 묶여있다. 특히 세종시 이전 문제는 공청회 등 법적 절차와 부처 위상, 직원 처우 등과도 연관돼 장기 검토해야한다.
중기부 내에선 정부대전청사에 있는 본부를 세종시로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노조가 자체 조사한 '중기부 직원이 희망하는 기관 거취' 문제에 대해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응답이 68.6%로 대전 잔류(31.4%) 의견의 2배 이상을 차지했다.
이들은 장관급 부처로써 위상 확보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다른 부처와 협업, 주거안정, 근무환경 등을 기관이전 이유로 꼽았다. 스마트공장 확산, 제2벤처붐 등은 범부처 차원으로 추진되는 정책이기 때문에 협업과 정책조율의 속도감 있는 진행이 요구된다.
임준형 고려대 정부행정학부 교수는 “원칙적으로는 정부 부처가 한 곳으로 모여 있는 게 긴밀한 소통과 협업 차원에서 맞다”면서 “다만 중기부는 대전에 있기 때문에 세종시와 가까워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주변 여건이나 조직 내 의견을 반영해 신중히 결정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은 세종시 이전 문제에 대해 지역 여론 등을 고려한 정치적 목적과 기관장의 무관심이 결정을 지연시켰다며 홍종학 전 장관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증가하는 중기 정책에서 효율적 대응을 위해서는 조직 재정비 및 강화도 필요하다.
타부처와 협업하는 경우가 늘고, 정책 연구개발(R&D)도 한층 커졌다. 그러나 중기부 내부적으로 늘어난 업무와 쌓여가는 직원 피로도는 조직력을 떨어트리고 있다.
기존 7국·관, 31과에서 부 승격 이후 4실, 13국·관, 41과로 조직이 크게 늘었지만, 본부 인력 충원은 78명에 그쳐 현재 45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본부 인원이 900여명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중기부 올해 예산은 10조3000억원으로 산업부 7조6000억원과 비교해도 많고, 국정과제가 집중되면서 매년 증가 추세다. 이에 박영선 중기부 장관도 취임사에서 조직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며, 증가하는 정책영역에서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력과 조직을 보강하고 예산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중기부 산하기관 관리·감독도 융합·변화하는 산업환경에 맞춰 재점검해야 한다.
중기부는 12개소의 지방청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소상공인진흥공단,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등의 산하기관을 두고 있다. 부로 승격하면서 금융위원회 산하 기술보증기금이 이관됐다.
여기에 중기 해외진출 업무의 효율화를 위해 무역보험공사와 KOTRA를 산업부에서 중기부로 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범부처 차원의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 로드맵이 필요하고, 지역 산하기관과 금융, 수출지원조직을 갖춰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논리다. 물론 KOTRA 업무는 해외산업협력, 무역진흥 전반에 걸친만큼 중기부 업무에만 한정하기 어렵다는 반론을 깨기 쉽지 않아 보인다. 자칫 조직 이기주의로 비칠 공산이 크다. 합리적 접근이 필요한 부분이다.
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