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학생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원하는 창의적인 인재와 완전히 배치됩니다. 서울대에서 성적 좋은 학생은 선생님 농담까지 받아 적습니다. 대학 입학 전 12년 동안 문제 맞추고 외우는 것에만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은 10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일자리와 교육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의 대학교육'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 자리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비판적인 사고력과 창의력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교육은 4차 산업혁명에 맞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오 총장은 “이른바 공부 잘하는 '스카이(SKY)' 대학생은 12년 동안 답 있는 문제를 틀리지 않게 외우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을 배웠다”며 “그 결과 졸업 뒤 창업 등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고, 공무원에 몰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수 서울대학생도 교수와 학생의 의견이 다르면 침묵하거나 교수 의견을 그대로 따르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오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남과 다른 길을 시도하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이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사회는 조금만 달라도, 실패해도 안 된다고 가르쳐왔지만 이제는 교육에서 자기 주도적이며, 창의력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도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위해서 신입생 세미나 '창의와 연구'를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 학생 스스로가 다양한 주제를 탐구하고, 여러 시도를 하는 세미나다. 오 총장은 '인간학개론' '행복' 등 융합주제강좌를 개설하고, 학생주도적 교육방법을 개발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르면 2학기부터 관련 세미나를 개설한다. 오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세상이 바뀌기 때문에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세계를 바라보는 세미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학생이 스스로 교육과정을 구성하여 대학의 인정을 받는 전공과정인 '학생설계전공'을 개성해 새로운 시도를 추진하고 있다. 오 총장은 “우리와 비슷한 교육법을 채택했던 일본도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객관식 위주의 시험이 변화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12년 동안 아이들에게 주입한 '경쟁'이라는 물을 빼고, 타인과 커뮤니케이션하고, 협동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교육이 먼저 변화해야 하며, 남이 안하는 것을 해도 잘 살수 있는 사회가 돼야한다”고 당부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