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교육청, 고교무상교육 재원 마련 입장차 '삐그덕'

지난 9일 당정청이 고교무상교육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지난 9일 당정청이 고교무상교육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정부가 고교무상교육 추가 비용을 시도교육청과 절반씩 부담하는 안을 발표했으나, 시도교육감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고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당초 10일 오후 의견을 취합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조율이 늦어지면서 발표 시점을 11일로 늦췄다.

앞서 9일 당·정·청은 내년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국가와 교육청이 지자체 기존 지원금을 제외한 총 소요액의 절반씩을 분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2학기부터 시행되는 고등학교 3학년 대상 시행 예산은 시도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편성하기로 했다.

17개 시·도교육청과 기본 합의를 전제로 한 발표지만, 일부 시도교육청은 예상했던 것과 다르다며 난색을 표했다. 정부 발표와 동시에 나왔어야 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입장이 이틀 뒤에 나오는 상황이 됐다.

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아직 교육감 두 분 의견이 안 왔다. 입장을 다 모아서 전체 협의회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면서 연기 사유를 설명했다.

교육부는 교육청과 재원에 대해 충분히 논의했으며, 소요 재원과 추가 재원 비율이 달라 발생한 오해라고 해명했다. 정부와 교육청이 소요재원 1조9951억원의 50%씩 분담하는 것은 맞지만, 추가소요액 기준으로는 국가가 70%, 교육청이 30% 분담한다는 것이다. 교육청과는 이 비율을 기준으로 논의해 합의한 만큼 과거 누리과정 사태처럼 교육청 반발로 사업이 추진되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청은 그동안 저소득층 지원금 등 평균 매년 5388억원을 부담했다. 지자체 기존지원분은 1019억원으로 총 추가소요액은 1조9951억원이 아니라 1조3544억원이다. 이 중 국가는 9466억원을, 교육청은 4078억원만을 부담하기 때문에 교육청이 부담하는 추가 소요재원은 30% 수준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5년 동안 재원마련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교육부 설명에도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 계획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교육청 협력이 절대적이지만, 발표시점부터 삐그덕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고교 무상교육의 완성 및 초기 정착을 위한 5년 간 지원방식과 규모를 말한 것”이라면서 “일회성 정책이 아니므로 5년 간만 지원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당정청은 향후 재원에 대해 지방교육재정 수요와 여건 등에 관한 연구와 협의를 거쳐 지속 시행을 위한 안정적 재원확보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교육부는 전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