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스타트업과 글로벌 투자자를 잇는 가교 역할을 자처했다. 세계적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 역량을 서울로 집결, 스타트업이 초고속 성장할 수 있는 민간 주도 창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계획을 현실화하기 위해 글로벌 VC, 액셀러레이터 유치에 나섰다. 서울산업진흥원(SBA)이 임무를 부여받고 최근 모집을 시작했다. 10곳 안팎을 모아 파트너로 선정할 계획이다. SBA는 이미 중국, 스위스 등에 본사를 둔 액셀러레이터 10여곳과 협업 중이다.
최판규 서울시 투자창업과장은 “올해부터 협력할 파트너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상반기까지 파트너 리스트 작성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요즈마그룹과 같은 대형 VC가 대거 명단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들 업체에 유망 스타트업 발굴 역할을 부여한다. 창업 초기 기업 3000여곳에 자금을 지원하는 '전략 성장 투자 프로젝트'에 참가시켜 심사를 돕게 한다. 심사 참여를 계기로 글로벌 VC, 액셀러레이터가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는 사례를 만들겠다는 것이 서울시 바람이다.
파트너 리스트를 기반으로 심사단을 꾸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심사단은 서울시 스타트업 중 옥석을 가린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창업시설은 44곳이다. 이곳에 속해있지 않는 스타트업도 심사단 눈에 들면 국내외 기업공개(IR) 설명회 참여, 홍보·마케팅 지원 혜택을 받는다.
국내 최대 규모 창업보육기관 서울창업허브 공간도 내준다. 최 과장은 “서울창업허브에서 글로벌 네트워크와 투자 안목을 활용, 스타트업 10~20여곳을 책임지고 키우게 할 구상”이라며 “성가 평가를 통해 인센티브를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VC, 액셀러레이터와 공동 행사 개최도 추진한다. 서울시 스타트업과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행사 장소를 빌려주고 대외 홍보를 담당한다. 글로벌 투자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 스타트업 행사 서울 유치에도 문을 열어뒀다.
한편 블록체인·핀테크 분야 스타트업도 육성한다. 먼저 서울창업허브에는 블록체인 기업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2020년부터는 양재 인공지능(AI) 혁신허브와 연계, 입주 공간을 추가한다. 오는 7월에는 공유오피스 위워크 여의도역점에 제2핀테크랩을 세운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4년간 약 1조9000억원을 투입, 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을 현재 7곳에서 15곳으로 확대할 목표다.
최 과장은 “스타트업 지원 프로세서를 성장 주기별 7단계로 정교하게 설계했다”며 “민간 주도로 창업 생태계를 전문화해 유망 스타트업이 속도감 있게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