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남북 철도운행 중단 후에도 대륙을 달리는 꿈을 포기한 적 없다"

사진=이동근 기자
사진=이동근 기자

국제철도협력기구(OSJD)가 한국산 제품의 유럽 수출을 위해 남북철도 연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남북철도 연결 의지를 재차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 34차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사장단 회의 영상축사에서 “1945년 9월 남북 간 철도운행이 중단된 이후에도 우리는 부산역에서 출발한 우리 기차가 대륙을 향해 달리는 꿈을 결코 포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가 철도를 통해 항구적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며 “동아시아 철도공동체가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를 구축하고 나아가 다자평화안보체제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남북철도 연결은 유라시아 '철의 실크로드'를 완성하는 마침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는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해 베를린에 도착했다”며 “그 당시 한국인들은 철도로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타데우쉬 쇼즈다 OSJD 의장도 남북철도가 반드시 연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쇼즈다 의장은 “OSJD는 (남북철도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한국에서 유럽으로 제품을 해상 운송하면 40일이 걸리지만 남북철도를 이용하면 유럽까지 14~16일만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에서 삼성, LG 등 한국 제품 인기가 굉장히 높다”며 “양질의 제품을 짧은 기간 내 받는 것은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쇼즈다 의장은 북한 측에 지속적으로 남북철도연결 이점을 설명했다고 했다. 그는 “북한 철도청 대표에게 독일 또한 동독, 서독으로 분단됐을 때 철도를 이용해 화물이 드나들었다는 점을 말하면서 남북 간 화물 수송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들어 남북정세가 상당히 변했기 때문에 이러한 긍정적인 모멘텀이 철도까지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올해 안에 남북철도 사업 추진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남과 북은 북측 철도 노선 공동조사를 했고 철도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도 개최했다”며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철도는 더 이상 한반도 분단의 상징이 아닌, 평화와 화합의 새로운 상징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OSJD는 1956년 유럽과 아시아간 국제 철도 운행을 위해 창설된 국제기구다. 우리나라, 북한, 중국 등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29개국 정부 및 철도 운영기관으로 구성돼있다. 한국은 지난해 6월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이날 행사는 정회원 가입 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첫 OSJD 사장단 회의다.

이날 회의에 북한은 참석하지 않았다. 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모두가 바라던 북한 철도 대표와 남북철도에 대해 논의하는 기회를 다음으로 미룬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OSJD 회원국 모두가 남북철도 연결과 한국의 대륙철도 진출에 대해 확고하게 지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회원국과 활발한 교류 협력으로 대륙철도를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