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아시아나 자구안, 사재 출연 등 실질 방안 없어"

산업은행은 9일 금호그룹이 제출한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 관련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11일 밝혔다.

산은은 이날 제1금융권 9개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 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채권단 대부분이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산은은 “채권단은 금호 측의 자구계획에 대해 사재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 방안이 없었다”면서 “자구계획 하에 금호 측이 요청한 5000억원을 채권단이 지원한다 하더라도 시장 조달 불확실성으로 향후 채권단의 추가 자금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금호 측은 9일 박삼구 전 회장 부인과 딸의 보유지분 4.8%를 포함한 총수 일가의 모든 금호고속 지분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는 대신 5000억원의 추가지원을 요청하는 자구방안을 산은에 제출했다. 3년 내 경영정상화를 이루지 못하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단서도 달았다.

금융당국과 시장에서도 부정적인 분위기는 여실히 드러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세종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신한퓨처스랩 행사에서도 “또 3년의 시간을 달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봐야한다”며 “아시아나항공은 어떻게 보면 30년의 시간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산은은 채권단 회의 결과를 금호 측에 전달하고 향후 절차를 진행하다는 방침이다. 금호그룹이 경영정상화 기간으로 제시한 3년 약정 기간 단축부터 박 전 회장 일가의 추가 사재출연, 박 전 회장 일가 전체의 경영 퇴진 등 추가 자구안 조율을 두고 당분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