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유가 상승을 부추길 요인이 안팎으로 몰리면서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요인은 정부 유류세 인하 폭 축소다.
정부는 지난 12일 유류세 인하 정책을 오는 8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인하 폭은 현행 15%에서 7%로 절반가량 축소했다.
소비자 입장에선 애초 계획대로 5월 6일 유류세 인하 정책이 완전히 종료되는 것보다는 부담이 완화됐지만, 인하 폭 축소로 다음달 7일부터 휘발유(ℓ당 65원)·경유(ℓ당 46원)·LPG 부탄(ℓ당 16원) 모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대외적으로도 기름 값 상승요인이 대기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일일 기준 지난해 12월 배럴당 50달러 아래(49.52달러)로 떨어졌던 두바이유 가격은 이달 들어 70달러 수준까지 올라왔다.
미국의 대(對)이란 추가 제재 가능성도 주목할 대상이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이란산 원유 수입에 제재를 가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8개국에는 한시적 예외를 인정했었다. 그로부터 6개월 후인 다음달 2일까지 미국은 이 한시적 예외 조치를 연장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이 대이란 압박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어 상황이 불투명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이 올해 말까지 연장될지도 변수다. OPEC은 6월 말까지 하루 평균 산유량 120만배럴을 줄이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후에도 감산을 연장할지는 6월 말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현재 러시아가 감산에 반대하고는 있지만, OPEC 원유 재고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추가 유가 상승을 위해 감산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여기에 하루 평균 약 130만배럴 원유를 생산하는 리비아에서 이달 초 내전이 발생한 점과 주요 산유국 베네수엘라의 대규모 정전 상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국제유가를 급등시킬 만한 요인으로 꼽힌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