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인 한국 대기업 비중을 OECD 중위권으로만 끌어올려도 252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서비스업 대기업의 고용인원이 적어 서비스업 규모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절실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18일 한국의 대기업 비중이 전체 기업의 0.09%로 분석대상 OECD 국가 34개국 중 33위라고 밝혔다. 이는 기업 1만개 중 대기업은 9개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터키(20위), 리투아니아(19위), 폴란드(16위) 등 우리보다 국가 GDP가 낮은 나라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한경연은 “우리나라 대기업 비중은 가장 높은 나라인 스위스(0.82%)와 비교하면 9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스위스 다음으로 대기업 비중이 높은 나라는 미국(0.62%), 뉴질랜드(0.50%), 독일(0.48%) 순이었다”고 했다.
이번 통계는 OECD 국가 37개국 중 기업통계가 제공되지 않고 있는 콜럼비아, 칠레, 멕시코를 제외한 34개국 대상으로 분석했다. 대기업 기준은 한국의 경우 300인 이상, OECD 국가는 250인 이상으로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한국의 대기업 비중은 OECD 최하위 수준이지만, 대기업 1사당 평균 종사자 수는 중위권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대기업당 평균 종사자 수는 790.7명으로 OECD 국가 중 21위였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한국 기업 중 제조업 대기업 비중은 0.02%로 OECD 33위 불과하지만, 1사당 종사자 수는 1045.3명으로 OECD 최상위권(4위)이다. 반면, 서비스업 대기업 비중은 0.05%로 OECD 32위이고 1사당 종사자 수도 697.0명으로 OECD 30위에 불과했다. 서비스업 대기업은 기업수도 적고, 개별 기업의 고용창출도 외국 대비 적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대기업 비중이 OECD 중간 정도인 아일랜드(17위), 노르웨이(18위) 수준(0.19%)로 상승할 경우 대기업 수는 현재 2716개에서 5907개로 증가한다. 대기업 수 증가로 인 해 양질의 대기업 일자리 252만개가 새롭게 만들어지게 된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의 대기업의 고용창출 능력이 낮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대기업의 비중이 너무 적기 때문에 생기는 착시일 뿐, 중소·중견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정책적,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외국에 비해 취약한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해 과감한 규제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