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오랫동안 기계산업에 몸담아온 사람으로서 기계산업 미래를 자주 상상해보곤 한다. 60년대 국내 최초 수동형 선반을 개발했던 기업은 스마트 공작기계를 개발하고 70년대 철제 쌀통을 만들던 기업은 첨단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기계산업은 반세기 역사를 지나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기계산업 역사는 기계산업인 모두가 함께 흘린 땀의 흔적이기도 하다. 그 안에는 광복 이후 산업의 불균형을 딛고 일궈낸 중화학공업육성, 국산화 및 기술지원 기반마련을 통한 경쟁력 강화, 기술력 확보와 도전정신으로 일궈낸 세계시장 진출 등 기계산업인이 걸어온 발자취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런 노력과 헌신으로 기계산업은 세계 수출 8위라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고 기계산업 미래 50년을 일구어가기 위해서는 과도기인 현재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모든 산업 분야가 융합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기계산업 역시 하드웨어만으로 경쟁력을 논하기는 어렵다. 최근 스마트공장 확산에 따라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한 지능형 기계설비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므로 원천기술 개발 노력과 더불어 생산기계, 설비의 고성능·고효율화 등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B2B 산업인 기계산업은 일반 국민의 관심에서 조금 멀어져있지만 제조업 기반을 이루는 뿌리와 뼈대이며 고용창출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기술력을 축적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일정 수준 기술까지 도달하면 기술추격이 쉽지 않다. 따라서 정부차원 장기적이고 지속적 지원과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미래 기계산업을 이끌어 갈 기업 역할도 중요하다. 글로벌 기계산업을 대표하는 100년 기업들은 스스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와 기계산업계 가교역할을 하며 기계산업 역사와 함께 성장해온 기계산업진흥회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했다. 앞으로도 기진회는 기계산업이 ICT, IoT, 인공지능, 5G, 빅데이터 등 신기술과 융복합을 통해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력 회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계산업계와 함께 최선을 다해나갈 것이다.
정부, 기업, 산학연 모두가 하나의 방향으로 역량을 결집하고 착기부주(着〃復走) 정신으로 매진한다면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성공 신화는 멀지 않다. 기계산업 새로운 50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손동연 회장(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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