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집사는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람이 기르는 고양이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즐겨 보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다.
랜선은 인터넷, 집사는 고양이 시중드는 사람을 스스로 낮춰 부르는 말이다. 강아지보다 도도한 고양이를 모신다는 의미로 붙였다. 온라인상에서 영상, 사진 등을 통해 동물 보는 걸 즐긴다고 해서 뷰니멀로도 불린다. 본다는 뜻 뷰(view)와 동물을 뜻하는 애니멀(animal)의 합성어다.
현실을 이유로 고양이를 기르지 못하니 다른 이들의 고양이라도 보면서 위안을 받는 사람을 뜻한다. 구독자 수가 100만이 넘는 고양이 유튜브 채널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많은 사람이 동영상으로 고양이를 보면서 집사를 자처한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1인 가구 수는 540만명이다. 전체 인구 가운데 28.6%를 차지한다. '나 혼자 사는' 시대 사람은 현실 관계 대신 랜선 관계를 만든다. 방송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알게 된 타인과의 현실 관계와 같은 관심을 둔다. '랜선 집사'를 비롯해 '랜선 이모' '랜선 삼촌' '랜선 언니' 등이 함께 사용된다. 랜선을 통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감정 등 정서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랜선으로 합성하는 신조어들은 2013년 아이들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시작됐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아이들을 보며 마치 자신의 조카인 것처럼 아이들을 예뻐하는 사람이 늘면서부터다. 최근에는 고양이, 강아지를 비롯해 각종 애완동물과 취미생활로 랜선 신조어 범위가 실시간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랜선에 의존한 관계가 현실 관계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랜선 관계를 맺으면 되기 때문에 하나의 관계를 지속 유지하지 않는다는 점과 현실 관계에 소홀히 할 수 있다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