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민 맥주'부터 양조 대가가 만든 고급 백주(白酒)까지 중국 술 한국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지리적 이점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과 동시에 한국을 테스트베드 삼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국영 주류기업인 노주노교는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신제품 '명냥'의 한국 출시를 발표했다. 중국시장 출시 이후 한국이 첫 해외 진출 국가다. 노주노교는 명나라와 청나라 때 36개 전통 양조공장을 기반으로 발전한 중국 대형 양조 국가기업으로 전통적인 양조방법을 23대째 계승해오고 있다.
명냥은 노주노교가 건강 백주 시장에 주력하고자 2011년 설립한 자회사 노주노교 양생주업에서 출시한 제품이다. 기존 노주노교 대표 제품인 '국교1573' 역사를 이어받았다. 곡물(수수)을 원료로 차추출물을 배합해 만들어졌으며 맛과 향이 부드러워 기존의 백주들과는 차별화된 특징을 갖췄다. 국내에는 알코올 도수 40.8도의 '명냥 408'과 50.8도의 '명냥 508' 두 가지 형태로 출시된다.
2017년 중국에서 출시돼 베이징, 선전, 상해 등 각 지역에서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 올해 목표 매출액을 1분기에 1개 성(省)에서만 모두 달성했을 만큼 급성장하는 고급 백주로 자리잡았다. 현재 시내 면세점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판매 중이며 주류 판매 전문점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중국 화윤설화맥주는 지난 17일 간담회를 열고 '슈퍼엑스' 브랜드를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슈퍼엑스는 엄선된 뮌헨 맥아를 사용해 특유의 곡물 풍미를 유지하면서 송백, 감귤 등 향을 첨가해 과일 맛이 맴도는 것이 특징이다. 다음 달 초부터 전국 대형마트, 편의점 등 가정시장과 유흥시장에서 본격 판매될 예정이다.
화윤설화의 맥주 브랜드 '설화'는 세계 시장 점유율 6.1%로 단일 브랜드 기준 세계 판매량 1위다. 중국 내에서 버드와이저, 칭따오 등을 제치고 내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선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와 유사하고 '설화'라는 브랜드가 등록 돼 있어 '설화' 브랜드 대신 '슈퍼엑스'를 우선적으로 선보이게 됐다. 상표권 문제가 해결되면 화윤설화의 다른 맥주 브랜드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슈퍼엑스는 전국 대형마트, 편의점 등 가정 시장에서 500ml 캔, 유흥 시장에서는 330ml, 500ml 병으로 판매된다. 가격은 미정으로 현재 검토 중이다. 국내 수입맥주 시장 분위기에 따라 2000원대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중국 주류업체들의 잇따른 한국 진출은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칭따오 등 브랜드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국 문화나 소비 트렌드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점을 활용, 한국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으려는 전략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