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서관이 여의도의 '디지털 핫플레이스'로 변신한다. 숨죽인 채 조용히 책만 보던 딱딱한 도서관 풍에서 벗어난다.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고, 가상현실(VR)로 역사·문화 콘텐츠를 감상한다. 디지털화된 도서 자료 등을 손쉽게 찾아보는 지식놀이터, 문화놀이터로 탈바꿈한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허용범 국회도서관장은 최근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국회도서관 내 1층 공간 리모델링 계획을 보고했다. 1층 중앙홀 등을 현대 감각의 열린 공간으로 재구성하겠다는 내용이다. 중앙홀에는 오픈형 서가를 설치한다. 자유열람실을 조성하는 한편 북카페도 마련한다.
허 관장은 “국회를 방문하는 국민에게 자유롭고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라면서 “6월 초까지 리모델링을 완료하면 국회도서관이 국회 내 '핫플레이스'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입구부터 싹 바꾼다. 국회 내부는 보안상 이유로 일반인 출입이 쉽지 않다. 이 같은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모바일 열람권 시스템을 구축한다.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서 모바일 회원증을 발급받은 후 QR코드를 받아 입장하는 식이다.
석·박사 학위 논문실은 자유열람실로 재구성한다. 최근 1년치 논문만 남기고 원문 디지털 데이터베이스(DB) 콘텐츠도 지원한다. 최근 임시정부 100주년을 기념해 조성한 기념관은 올해 하반기까지 VR 콘텐츠로 재편한다.
중앙홀에 개방형 서가를 설치한다. 자유로운 이동과 배치가 가능한 서가다. 각종 지식·문화콘텐츠를 전시, 문화·휴식 공간으로 조성한다.
이용자가 선호하는 창가 개인석과 전자책 전용 태블릿 코너 설치, 저자와의 만남이나 북 토크쇼 개최 등 디지털 콘텐츠 이용이 쉽고 자유로운 카페형 열람 분위기를 구성한다. 국회도서관 관계자는 “전문성은 살리되 접근성을 높여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찾는 공간을 만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는 올해 국회도서관 개관 67주년을 맞아 4차 산업혁명 선도 국가 중심 도서관으로 도약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국회도서관은 이보다 앞서 빅데이터·클라우드·인공지능(AI) 기술에 기반을 둔 디지털 서비스를 선보였다. '미디어월', 지능형 의회정보융합분석시스템 '아르고스(Argos)', AI 기반 챗봇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등이다.
허 관장은 지난 2월에 열린 개관 67주년 기념식에서 종이 인쇄물 대신 미디어월을 활용한 프레젠테이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국회도서관에 적용했다.
허 관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는 도서관은 책만 수북이 쌓인 전통적인 도서관에 머물면 안 된다”면서 “원문 DB 구축 등 소장 자료 디지털화로 편의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확보한 공간을 지식과 휴식 공간으로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