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소재·부품 엔지니어들도 반도체 원리 익혀야죠"

지난 19일 경기 성남시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열린 제1회 메모리 아카데미에서 남인호 동우화인켐 연구위원이 D램 작동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 19일 경기 성남시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열린 제1회 메모리 아카데미에서 남인호 동우화인켐 연구위원이 D램 작동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장비·소재·부품 엔지니어들도 메모리 반도체 원리를 알아야 더 좋은 기술 개발에 응용할 수 있습니다.”

반도체 장비·부품·소재 분야를 연구하는 엔지니어들이 메모리 반도체 동작 원리와 제조 방법을 익힐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그간 이 분야 인력들은 보안 등 문제로 메모리 반도체 구성과 제조 방식을 접하기 힘들었다. 엔지니어들이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대한 기본 지식을 익히면서, 관련 기술 개발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9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는 경기 성남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대회의실에서 '제 1회 메모리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행사는 반도체 장비, 소재, 부품 분야 기업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열렸다. 장비 회사인 램리서치코리아, 도쿄일렉트론주식회사, 메카로, 제우스, 동진쎄미켐 등 다양한 국내 반도체 분야 종사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학회가 행사를 열게 된 배경은 장비·소재·부품 업체 관계자들이 메모리 반도체 구성과 제조 원리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있지만, 보안과 일정 문제 등으로 소자 업체와 후방 업계 간 기술 교류가 녹록치 않았다.

박재근 학회장은 “반도체 소자를 만들기 위해 200개 이상 공정이 활용되다보니 각자 분야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었다”며 “기본적인 원리를 알고 연구에 접근하고 싶어하는 업계 의견이 매우 많아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카데미 주제는 'D램&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이해'다. 남인호 동우화인켐 연구위원, 송윤흡 한양대학교 교수, 주대영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연구위원이 참석해 메모리 반도체 작동원리를 설명했다.

삼성전자 입사 이후 25년간 D램 반도체를 연구했던 남인호 연구위원은 도체, 부도체와 구별되는 반도체의 정의, D램 트랜지스터와 캐패시터 원리, 극자외선(EUV) 공정 등을 강의했다. 송윤흡 한양대학교 교수는 낸드 플래시 생산 배경과 원리, 종류 등을 설명했다.

남인호 연구위원은 “외국에서 해당 국가 언어를 익히고 가면 편한 여행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반도체 업계에서 쓰이는 언어를 알아야 큰 숲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한 한 장비업계 관계자는 “기초적인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간 궁금했던 점들을 기초적인 분야부터 사업에 엮을 수 있는 부분까지 설명해줘서 좋았다”고 전했다.

메모리 아카데미는 올 하반기에도 개최될 예정이다.

이종희 학회 전무는 “하반기에는 업계 관계자들 뿐 아니라 반도체 전공을 하고 있는 대학교 학부생들을 상대로 한 행사를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