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 1분기 대형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이 주력 판매차종으로 자리잡으면서 양질의 성장을 거뒀다. 차종 특성상 중·소형차보다 평균판매단가(ASP)가 높기 때문에 수익성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분기 이후에도 팰리세이드 북미 시장 진출, 제네시스 브랜드 신차 출시 등으로 연간 영업이익률 4% 달성에 도전한다.
현대차(회장 정몽구)는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19년 1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23조9871억원, 영업이익은 21.1% 증가한 82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4%로,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P) 증가했다.
판매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해 1분기보다 8.7% 증가한 18만3957대를 판매했지만, 해외 판매량(83만7420대)이 4.9%가량 줄면서 글로벌 판매량은 2.7% 감소한 102만1377대에 그쳤다.
현대차 1분기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실적 개선이 가능했던 것은 제품믹스 개선 영향이 가장 컸다. 지난해 출시한 제네시스 G90, 팰리세이드 등 대형차, SUV 판매량이 늘면서 매출원가율이 83.7%로 지난해보다 0.8%P가량 낮아졌다. 또 미국 시장 인센티브가 안정화되면서 수익성 확보에 도움이 됐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신형 'G80', 브랜드 최초 SUV 'GV80' 등을 출시해 수익성 강화 전략을 이어간다. 신형 G80은 차세대 플랫폼, 파워트레인(동력계통), 신기술이 적용된다. GV80은 최고 수준의 안전사양과 신기술을 탑재해 수입 브랜드가 독주하는 프리미엄 SUV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G90, 팰리세이드 등 신차 위주로 판매가 확대돼 제품 믹스와 평균판매단가 개선이 이뤄졌고, 공장 가동률도 호전됐다”면서 “상반기 쏘나타, 팰리세이드 북미 출시, 하반기 베뉴, G80, GV80 등 신차 라인업 확대로 판매 경쟁력을 높이고, 차세대 플랫폼 적용 등을 통해 올해 영업이익률 4% 이상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SUV 판매 비중도 꾸준히 확대한다. 선봉장인 팰리세이드는 올해 국내에 2만5000대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로 공급량을 1만5000대 더 늘리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1분기에만 1만8000여대가 팔렸다. 현재 노동조합과 증산에 대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또 3분기 미국시장에 본격 투입해 지금까지 진출하지 못한 시장도 개척한다. 아울러 초소형 SUV 베뉴도 선보이는 등 SUV 라인업을 강화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 증대도 노린다.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친환경차 출시, 원가 경쟁력 강화 등 체질 개선에 나선다. 최근 가동을 중단한 베이징1공장은 중국 정부 정책, 주민 민원, 환경 오염 등 원인으로 재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기존 생산하던 '아반떼'를 베이징2공장, 충칭공장 등에서 대체 생산하는 등 수요대응에 차질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베이징1공장 운영 방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경쟁력 강화, 수익성 확보를 위해 활용방안을 종합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