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신임 원장은 24일 “현재 주요 연구가 작은 칼 여러 개로 이뤄진 것과 같다”면서 “이를 녹여 '토르의 망치'로 만들어 보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이날 경기도 과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업무 보고를 받으면서 각 분야에서 눈에 띄는 연구를 하고 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각 연구 부문에서 날카로운 칼을 하나씩 갖고 있지만 강력한 대형 성과를 내기엔 파급력이 부족하다고 보고 기관 역할, 업무 조정을 시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출연연 역할·의무(R&R) 수립 작업을 두고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과기정통부 방향성에 맞게 작업을 수립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개인 구상단계고 구성원 협의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개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관 고유 사업 가운데 1000억원 규모 사업이 일몰을 맞는다”면서 “R&R 수립과 연계한 사업을 발굴해 빈 자리를 메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지난 정부에 이어 현 정부도 기초·원천연구 투자 확대, R&D를 통한 사회문제 해결과 중소기업 진흥 등을 출연연 주요 역할을 보고 있다”면서 “이에 맞는 조직, 사업 등을 발굴해 나가려 한다”고 했다.
그는 “다만, 최근 연구원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면서 “기초원천연구를 강화하면서 사이언스, 네이처, 셀 등에 논문을 게재하는 요구가 많아지면서 현장에서 이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원장은 “기초연구자는 논문으로 평가를 받고 문제해결형 R&D 연구자는 특허, 기술료 등으로 평가를 받는 등 평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김 원장이 한국 1세대 컴퓨터공학 전공자인 만큼 소프트웨어 연구를 강화하는 게 아니냐는 물음에 대해선 “외부에서 갖는 주된 시선 가운데 하나”라면서 “분야별 연구자가 다양한 포진한 만큼 균형 맞는 연구 체계를 갖추겠다”고 답변했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
